2012 런던올림픽

[이성필기자] 드디어 원하던 '전설'이 됐다.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런던의 전설로 남게 됐다. 볼트는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육상 남자 200ｍ 결승에서 19초32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6일 100ｍ 결승에서 9초63으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볼트는 살아있는 전설이 되겠다는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전설이 되기 위해 200m 우승이 필요하다. 그것은 나의 '메인 이벤트'다"라며 당찬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결국, 200ｍ까지 쓸어담으며 볼트는 전설이 됐다. 더욱 의미 있는 점은 '육상 전설' 칼 루이스(미국)도 이루지 못한 100ｍ, 200ｍ 동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칼 루이스는 1984년 로스엔젤레스(LA) 대회에서 100ｍ, 200ｍ 정상에 올랐지만 1988 서울 올림픽에서는 100ｍ 우승은 했지만 200ｍ를 놓쳤다. 시대는 다르지만 볼트가 칼 루이스의 업적을 뛰어 넘었다는 점에서 놀라움 그 자체다.

볼트의 기록은 준수하다. 2004년 국제 육상계에 이름을 알린 볼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00ｍ에서 9초69로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200ｍ에서도 19초30으로 마이클 존슨(미국)의 신기록을 0.02초 앞당겼다.

100ｍ 부정 출발로 실격이라는 충격을 받았던 지난해 대구 국제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400ｍ 계주에서 37초04로 세계 신기록을 또 기록했다. 세 부문의 세계신기록 보유자가 된 것이다.

런던에서는 100ｍ, 200ｍ 세계신기록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힘은 충분히 있음을 확인했다. 대회 직전 부상설에 시달리고 지난 6월 자메이카 대표팀 선발전에서 100ｍ, 200ｍ 모두 요한 블레이크에게 패해 전망이 밝지 않았다.

위기감이 그를 감쌌지만 개의치 않았다. 조용히 집중하며 올림픽 무대를 준비했다. 뚜껑이 열린 뒤 볼트는 여유로운 승부사가 됐다. 출발은 다소 늦어도 폭발적인 스퍼트를 앞세워 상대를 압도했다. 레이스 막판에는 속도를 줄이면서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하는 등 힘도 뺐다.

볼트의 마지막 도전은 400ｍ계주다. 불안한 점은 100ｍ에서 부상을 당한 동료 아사파 파웰이 부상으로 불참한다는 점이다. 물론 자메이카 팀은 지난해 대구 육상선수권대회에서 파웰 없이 37초04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어 볼트의 400ｍ 계주 석권도 무리는 없다는 분석이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