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그래도 이승엽(32, 요미우리)이었다.

한국 올림픽야구대표팀이 중국과의 예선에서 혼쭐이 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충분히 우위가 예상된 중국전이었지만 지난 14일 우천으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될 때까지 0-0으로 팽팽했고, 17일 속개된 경기에서도 좀처럼 점수를 뽑지 못하고 연장 11회까지 접전을 벌여야 했다.

이 어려운 경기를 끝내준 것이 바로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연장 11회말 '승부치기'로 만들어진 무사 만루 찬스에서 중국 3번째 투수 루지엔강으로부터 깔끔한 좌전 끝내기 안타를 쳐 기나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날 한국전 승리의 주역이 되긴 했지만 이승엽은 그동안 적잖이 실망을 안기고 있었다. 어려움 속에 대표팀에 합류, 금메달을 꼭 따겠다며 의욕을 보인 이승엽이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타격 부진이 심각했다.

이승엽은 첫경기였던 미국전에서 5회말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2루타를 날려 타점을 하나 뽑아 괜찮은 타격감을 보이는가 했지만 이후 방망이가 내리 침묵이었다. 캐나다전 3타수 무안타, 일본전 4타수 무안타, 그리고 중국전에서도 끝내기 안타를 치기 이전까지 3타수 무안타였다.

결정적인 순간 안타를 쳐 이승엽이 회생 기미를 보여준 것은 한국 대표팀에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남은 예선에서 대만(18일) 쿠바(19일) 등 까다로운 상대와의 경기가 남아 있는 것도 그렇지만, 4전 전승으로 거의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으로선 메달 경쟁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 최종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져 있는 타선이 살아나야 하고, 그 중에서도 핵심타자인 이승엽의 방망이 부활은 무엇보다 절실하다.

중국전 끝내기 안타 한 방으로 기분좋은 4연승을 이끈 이승엽이 이전까지의 부진을 털고, 그의 목표대로 금메달을 따내기를 야구팬들은 물론 온 국민이 바라고 있다.

베이징=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