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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고교야구 탐방]②충암고…'봉황대기 최다우승 노린다'


1970년 개교와 함께 야구부를 창단한 충암고는 서울 명문 야구팀의 하나로 손꼽힌다. 작년엔 팀 성적보다는 이학주(유격수, 시카고 커브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더 주목을 끌었을 뿐, 7명의 졸업생 가운데 프로의 부름을 받은 선수는 단 2명에 그쳤다.

그 중 팀 에이스였던 정용운(좌완, KIA 2차 2번)만이 프로를 선택했고, 김진영(내야수, 롯데 2차 7번)은 지명 이후 고려대로 발길을 돌렸다.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총 6번의 우승, 2번의 준우승을 한 가운데 유독 봉황대기에 우승이 몰려 있다. 가장 최근 우승도 봉황대기에서였다.

2007년 제 37회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강호 덕수고를 맞아 홍상삼(투수, 두산)의 역투와 연장까지 가는 혈전 끝에 2-1로 승리하고 감격의 우승을 맛봤는데 충암고로서는 12년만에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이다. 또한 이 우승은 1977년, 88년, 95년 이후 네 번째 우승으로 천안북일고와 함께 봉황대기 역대 최다우승(4번)의 주인공이 됐다.

1990년에는 24회 대통령배와 44회 황금사자기대회 2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는데 당시 심재학 신국환 이원식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맹활약하며 전성기를 이끌었다.

작년 충암고는 황금사자기와 미추홀기 4강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고졸 유격수로서 메이저리그 진출 1호가 된 이학주가 일찌감치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성적이 주춤했지만 올해는 해볼 만하다. 그 중심에는 구황(18, 중견수)이 있다.

*충암 공격의 핵 구황

구황은 초등학교 시절 또래 친구들보다 월등한 체격조건을 알아보신 부모님의 권유로 영일초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당시엔 큰 키였지만 현재는 183cm, 80kg. 야구선수로선 작지도 크지도 않은 평균에 가깝다.

영남중학교를 졸업하고 충암고에 입학한 이후 1학년 때부터 곧장 대회에 참가하는 등 남다른 실력을 보였다. 좌타자인 구황은 지난해 충암고가 나선 전국대회 15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을 기록했고 11월초 구의야구장에서 펼쳐진 서울시 추계리그 대회에서는 만루홈런을 기록하는 등 거포 본능을 드러내며 팀 타력의 핵심이 되었다.

충암고 강창수 코치는 "공을 갖다맞추는 컨택 능력 만큼은 탁월하다. 대신 배트 스피드가 부족에 이 점은 웨이트 훈련으로 체력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팀을 리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칭찬을 덧붙였다.

구황 스스로는 변화구에 약해 걱정이라고 밝혔는데 이야기를 듣던 강창수 코치는 "니가 변화구에 약하면 다른 애들은 죄다 운동 관둬야 한다"며 모교 후배이자 제자의 기를 한껏 살려주기도 했다.

구황은 자신의 라이벌로는 역시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게임을 뛴 나경민(덕수고)과 문선엽(마산고)을 지목했다. 존경하는 인물로는 96년 졸업한 장성호(KIA) 선배를 손꼽았다.

*충암의 키 플레이어 문찬종(내야수)

구황과 함께 1학년부터 주전자리를 꿰찬 문찬종은 이학주의 미국 진출 탓에 작년까지 유격수 자리를 지켰지만 올해부터는 3루를 맡을 예정이다. 중심타선에게 찬스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인 2번 타자를 작년부터 해왔고 올해도 그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

빠른 발과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고 유연성이 좋다는 게 장점이다. 타격에서는 공을 맞추는 능력이 다소 떨어져 보완이 필요하다. 형(문보경, 송호대졸)과 나란히 형제가 함께 야구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자신이 형의 못다 이룬 꿈을 대신해야 하는 입장이다.

고3 선수들 가운데 3루를 지키고 있는 쟁쟁한 경쟁 상대가 많은 것이 걱정이라는 문찬종은 외야에서 포지션을 이동한 김경도(덕수고)와 문상철(배명고)을 경쟁상대로 꼽았다.

*박명환 선배의 뒤를 잇고 싶은 문성현(우완)

작년 서울시 추계리그 결승전에서 선발로 나서 7⅔이닝 동안 피안타 2개, 1실점으로 장충고를 틀어막고 춘계리그에 이어 추계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우수 투수상을 받아 한껏 기세가 올라 있다.

177cm, 74kg으로 다소 왜소한 편이지만 투구 폼도 깔끔하고 구질도 괜찮은 편이란 평을 듣고 있다. 커브가 주무기인 그는 직구 구속이 최고 145km에 가깝다고 밝혔지만 확인해 보지 않아 확실하진 않다.

1996년 졸업한 박명환(LG)의 뒤를 이어 충암고의 명예를 빛내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임태훈이 우상이라는 이정훈(우완)

묵직한 직구가 주무기인 이정훈은 130km 전후의 구속을 갖고 있는데 현재는 패스트볼보다는 느리고 커브보다는 빠른 슬라이더와 홈플레이트에서 급회전하며 떨어지는 구질인 스플리터(splitter)도 연마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코칭스태프는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컨디션에 따라 컨트롤의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비록 동문은 아니지만 서울고 출신의 임태훈(두산)의 투구 폼이나 구질이 맘에 든다고 당당히 밝혔다. 존경하거나 닮고 싶은 선배로 대부분 모교 선배들의 이름을 꺼내기 십상인데 반해 고집스럽게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작년부터 실전에 기용된 2학년들이 주축이 돼 나서게 될 충암고는 2009년을 명예회복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팀 조직력의 짜임새도 한층 강화되었다고 자타가 인정하는 만큼 그 어떤 대회보다도 인연 많은 봉황대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불어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전국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황금사자기에도 전력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야구 명문 충암의 2009시즌 도전이 기대된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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