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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고교야구 탐방]① 덕수고…작년 2관왕, '올해도 명문'


8개 프로야구 팀은 2009 시즌을 앞두고 동계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고교 야구팀 역시 소리없지만 치열하게 한 해 농사 준비에 분주합니다. 어쩌면 프로 팀보다 더 절실하게 정상을 향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과연 2009 시즌 고교 야구 최강은 어느 팀일까?', 또 '주목 받는 새 얼굴은 누굴까?' 라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고교야구 판도에 대한 궁금증에서 이 시리즈는 출발합니다.

일단 수도권 팀 가운데 일선 현장에서 전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 팀 위주로 고교야구 팀을 소개합니다. 전지훈련과 연습경기 등으로 한창 바쁜 스케줄 가운데서도 취재에 응해준 각 학교의 야구부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모쪼록 기자가 스치고 지난 팀들이 좋은 결과를 얻게 되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인터뷰에 응해준 모든 선수들이 앞으로 원했던 프로 유니폼을 입고 다시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1] 덕수고

성영훈의 덕수고? 덕수고의 성영훈?

1980년에 덕수상고로 출발해 1997년 덕수정보고, 그리고 지금처럼 교명이 바뀐 덕수고등학교는 작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황금사자기 준우승, 대통령배와 전국체전 우승을 거두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성영훈(두산 1차지명)이라는 걸출한 투수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다. 성영훈 이외에도 손정욱(투수, 경희대) 양종민(내야수, 롯데 2차 2번) 배상현(내야수, 두산 2차 4번) 민정후(외야수, 경희대) 등 탄탄한 공수 전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2관왕이 가능했다.

정윤진 감독은 '성영훈 없는 2009 시즌은?'이라고 취재진이 묻자 손사래를 치며 "전국체전 결승전에서 (성)영훈이는 1이닝만 던지고 내려왔다. 다른 애들이 이룬 결과"라며 성영훈 없는 올해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작년 주전으로 전 경기를 뛴 2학년 애들이 올해는 팀의 주축이 될 겁니다." 덕수고는 전통적으로 수비력이 안정된 팀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올해 눈길을 끄는 건 뭐니뭐니해도 타선의 이상적인 좌우 배합에 있다.

고교 3루수 최대어로 꼽히는 김경도(3학년, 3루수)를 비롯해 나경민(3학년, 중견수), 팀 주장을 맡은 이인행(3학년, 유격수)이 모두 좌타자다.

2009 최대어로 손꼽히는 김경도(3루수)

덕수중학교에서 고교 진학 후 내야를 맡다가 잠시 지명타자로 뛰었던 김경도는 2학년 땐 팀 사정상 외야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붙박이로 3루를 꿰찬다.

여러 포지션을 맡았기 때문에 오히려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 수비를 받쳐주는 방망이가 만만찮다.

177cm, 80kg으로 큰 체구는 아니지만 스윙이 간결하고 정확한 편으로 4번 타자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작년 총 18경기에 출전, 3개의 홈런을 쏴 김동엽(북일고)과 이 부문 공동 1위에 오르기도 했고 15타점(3위) 타율 3할1푼7리(13위, 장타율 0.571)를 기록해 타격 만큼은 확실히 재능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모교 선배 이용규를 꿈꾸는 나경민(중견수)

야구를 한 이후 포지션 변동 없이 한자리를 지켰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히며 한껏 자부심을 드러낸 나경민은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 시야도 넓고 빠른 발을 동원해 타구를 잘 쫒아다니는 편이지만 176cm, 72kg으로 체격조건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선두타자로 뛸 예정인 만큼 팀 승리를 위해 출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평생 이 시기 아니면 할 수 없는 청소년 국가대표에도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했다.

소금같은 역할을 해줄 주장 이인행(유격수)

185cm, 74kg의 타고난 체격 조건이 눈에 띈다. 도곡초등학교-영동중 시절부터 줄곧 주장을 도맡아온 데서 알 수 있듯 화합을 이끄는 밝은 성격이 장점이다. 주장이 체질에 잘 맞는 편이라는 그의 모교에 대한 자부심은 그 누구보다 강했다.

"주변에서 우승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사실 부담스럽지만요, 작년 만큼만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모교 출신의 선배들을 제쳐두고 이인행은 박기혁(롯데)같은 유격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최고의 좌완을 꿈꾸는 이영준(투수)

영일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에 입문한 이영준(184cm, 92kg)은 체격조건만 본다면 프로에서 무조건 지명할 만큼 완벽하다. 게다가 좌완투수라는 사실은 그의 최대 강점이기도 하다.

작년엔 성영훈 손정욱 등의 뒤에서 허리 역할을 맡았지만 올해는 에이스로서 책임이 크다. 배짱투구로 상대 타선의 기를 꺾는 수완이 좋은 편이라고 동기들은 한목소리로 그를 추켜세웠다. 주무기는 커브로 130km대 중반 구속의 볼을 갖고 있다.

2학년에 올라가는 김진영(우완)도 덕수고 마운드에 힘을 더한다. 1학년이던 작년에도 전국대회에 나서 경험을 쌓은 만큼 올해는 본격적으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영은 현재 재활치료 중인데 첫 전국대회인 황금사자기 대회부터 출전을 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좌타자가 즐비한 덕수고의 타선은 상대 팀의 마운드를 힘들게 할 것이다. 거기에 수비력까지 갖추고 있어 최강의 팀으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된다.

작년 9개의 전국대회에서 거둔 팀 성적은 한마디로 완벽했다. 청룡기와 봉황대기를 석권한 대구고(18승 3패)에 이어 15승 3패, 승률 0.833를 기록했다. 팀타율은 전체 평균과 별 차이가 없지만 팀방어율이 0.80으로 최고다. 한 게임에서 1실점도 채 하지 않았을 만큼 철벽 마운드를 꾸려간 이면에는 분명 성영훈이 존재했지만 이인행 주장 이하 다른 선수들은 모두 선배 성영훈의 존재감 때문만은 아니라고 질색했다.

"아무리 투수가 잘 던져도 수비가 뒤따라주지 못하면 점수를 줄 수밖에 없잖아요. 야수들이 그만큼 받쳐주니까 그런 방어율이 나오는 거 아니겠어요?"

모교 동문회에서 작년 최고의 성적을 낸 것에 대한 선물로 식당과 함께 선수들이 편하게 운동하고 쉴 수 있는 야구부실을 지어 주었다. 프로 팀에도 뒤지지 않는 안락하고 깔끔한 환경을 갖추고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만큼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부담도 동시에 안고 있는 것이 덕수고의 고민이라면 고민이라고 해야 할까?

황금사자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이들의 올 성적표는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 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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