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한준기자] "잘치고 못치고를 떠나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나가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박흥식 타격코치는 시범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자들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았다. 대신 선수들에게 '고개를 숙이지 말라'는 얘기를 강조했다.
롯데는 이번 시범경기 내내 풀죽은 방망이 때문에 고민했다. 마운드는 안정감을 보였지만 타선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이적한 김주찬(KIA 타이거즈)과 홍성흔(두산 베어스)의 빈자리를 바라봤다.
박 코치는 "두 선수가 나갔다고 해서 야구를 못하란 법은 없지 않느냐"며 "낙담할 일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는 이대호(오릭스)가 4번타순에 있었을 때 대포를 앞세운 팀이었다. 상하위 타선 모두 '이대호 효과'를 누렸다. 아기자기한 작전보다 한 방으로 해결하는 팀 색깔이 강했다.
그러나 홍성흔까지 떠나간 지금은 변화가 필요하고 또 그래야만 한다. 박 코치는 "예년과 견줘 대포는 줄어들었지만 훨씬 더 짜임새있는 타선을 구성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코치는 스프링캠프부터 심리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선수들에게 조언을 했다. 그는 "롯데에 와서 보니 선수들이 대부분 순둥이더라"며 "타석에서 좀 더 뻔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코치의 걱정은 지난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더했다. 당시 롯데 덕아웃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전날 경기까지 19이닝 연속 무득점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전 타격 훈련을 하러 나가는 선수들 대부분 고개를 숙이고 배팅케이지로 향했다.
박 코치는 "고개를 들고 어깨도 펴라고 얘기했다"며 "타격은 언제나 사이클이 있게 마련이다. 잘 맞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면서 "결론은 역시 분위기"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코치는 선수들에게 질책보다는 격려를 했다. 자신감을 가져야 전체적인 타격 슬럼프에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롯데타선은 박 코치 바람대로 LG 마운드를 상대로 장단 16안타를 몰아쳤다.
이어 열린 NC 다이노스와 2연전, 그리고 23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다시 방망이가 주춤했지만 지난 24일 한화와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장단 14안타를 기록, 타격 상승세를 확인하며 시범경기 일정을 마쳤다.
2할3푼대에 머물던 롯데의 팀 타율도 2할5푼1리까지 끌어 올렸다. 이만하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느 정도 방망이 예열에는 성공한 셈이다.
한편 박 코치는 시범경기에서 4번타자로 나섰던 강민호에 대해 "김시진 감독께서 결정하신 부분"이라며 "(강)민호가 그 자리에 와도 큰 문제는 없다. 정규시즌이 시작되고 난 뒤에도 민호가 4번을 당분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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