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관 X-존 홈런' LG, 롯데 3-1로 누르고 시즌 첫 승

LG가 드디어 올 시즌 첫 승을 거두며 기지개를 켰다. 게다가 앞당긴 펜스사이에 떨어지는 1호 홈런의 수혜까지 입는, 기분 좋은 홈개막전 승리였다.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서 선발 심수창의 호투와 롯데의 실책, 그리고 짧아진 펜스를 살짝 넘기는 '전략적 홈런'의 은혜(?)까지 입으면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LG는 개막 2연패하며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살리고, 올 시즌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롯데는 지난 5일 히어로즈에게 대패한 타선의 집중력 실종을 다시 한 번 경험하며 2연패를 기록했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 실책으로 승부가 판가름난 경기였다. LG 선발 심수창은 6.1이닝 동안 6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단 1점도 허용하지 않는 노련한 투구로 롯데의 화력을 봉쇄했다. 볼넷도 한 개밖에 내주지 않았고, 삼진을 5개나 잡아내는 완벽한 투구였다.

롯데는 수 차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번번이 득점에 실패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9개의 안타를 때려냈지만 얻어낸 점수는 1점에 그쳤다.

선취점은 LG의 몫이었다. LG는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경수가 좌전안타를 뽑아내면서 득점을 예고했다. 비록 이대형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이진영이 중견수 왼쪽을 가르는 깔끔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먼저 득점을 올렸다.

다만 LG로서는 안치용의 볼넷 이후 페타지니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정성훈의 볼넷에도 박병호가 삼진으로 돌아서는 바람에 더 이상 추가 득점에 실패한 것이 아쉬웠다.

LG는 6회말 상대 실책에 힘입어 거저 1점을 얻어냈다. 1사 이후 볼넷으로 출루한 조인성이 권용관의 3루 땅볼 때 과감하게 3루까지 쇄도했고, 당황한 롯데 1루수 김주찬의 악송구로 홈을 밟은 것. 평범한 내야 땅볼을 캐치한 이대호의 송구를 받아낸 김주찬은 조인성이 3루로 뛰자 급하게 송구했지만, 그만 공은 이대호의 키를 훌쩍 넘겨버렸다.

롯데는 수 차례 득점찬스를 놓쳤다. 4회초 1사 1루 상황서 홍성흔의 올 시즌 첫 안타이자 우익수 라인을 따라 흐르는 2루타로 1사 2, 3루의 황금 기회를 맞았지만,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강민호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 이대호가 큰 폭으로 리드하다 런다운에 걸려 태그아웃됐고, 이어 손아섭의 우전안타 때도 2루 주자 홍성흔이 무리하게 홈으로 뛰어들다 우익수 이진영의 빨랫줄 송구에 차단당해 득점 기회를 무산시켰다.

8회초에도 롯데는 역전의 기회서 1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롯데는 선두타자 김주찬이 우중간 안타로 출루한 후 대타로 나선 전준우가 친 강한 타구가 주자 김주찬을 맞히는 불운을 겪었다. 무사 1, 2루가 1사 1루로 바뀌었고, 이후 조성환의 1타점 적시 2루타가 터졌지만 이대호의 무기력한 공격 등으로 또 다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LG가 당긴 펜스의 첫 수혜자가 됐다. 2-1로 불안한 리드를 하던 8회말 2사 이후 권용관이 때려낸 타구가 좌측 'X-존(당긴 펜스와 원펜스 사이의 공간)'에 정확히 떨어진 것. 비거리 115m로 원래 거리였다면 손아섭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이었다. 플라이 타구가 순식간에 홈런으로 둔갑하는 순간, LG 선수들은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환호했다.

이후 LG는 우규민을 마무리로 내세워 가라앉은 롯데 타선을 간단히 제압하면서, 접전에서의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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