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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김광현은 류현진급 대물"


 

"내 지도자 생활 중 최고로 손꼽히는 재목이다."

김성근 SK 감독이 신인 좌완 김광현(18,안산공고 졸업예정)에게 마음을 빼았겼다. 김 감독은 7일 조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한국야구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MVP 류현진(한화)에 못지 않은 선수다. 분명히 류현진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6일 김광현의 입단 후 첫 불펜 피칭을 본 후 나온 반응이다. 김광현은 이날 약 70여개의 공을 던졌다. 묵직한 직구도 직구지만 변화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70여개 중 변화구는 5개였는데 5번의 현란한 변화가 김 감독의 마음을 완전히 빼앗았다.

김 감독은 "일단 폼이 예쁘다. 양 사이드의 제구가 좋고 크게 떨어지는 커브의 각이 크다. 여기에 수직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무조건 즉시 전력감"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특히 김 감독은 자신이 지도한 신인 중 단연 최고라고 했다. 같은 좌완인 84년 신인왕 윤석환(현 두산 코치)보다 한수 위라고 평했다. "자세히 따져보진 않았지만 내가 감독으로 있던 팀 신인 투수 중에서 이 정도 느낌을 준 선수는 극히 드물다. 수준이 다르다.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당당히 낄 수 있을 것이다. 10승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스프링캠프도 아닌 가을 캠프에서, 그것도 신인 선수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적어도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긴장감을 주기 위해 좀처럼 칭찬을 하지 않는 것이 김 감독의 스타일이다.

김 감독의 선수 키우기 방법을 잘 알 수 있는 일화 한가지. 김 감독이 LG 감독이던 2002년 가을캠프 어느날,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던 박용택에게 불호령이 떨어졌다. "선수도 아니다. 짐 싸서 한국으로 가버려라." 이후 한동안 박용택은 정상적으로 훈련할 수 없었다.

박용택을 정말 버릴 생각이었던 것이 아니다. 김 감독은 당시 몇몇 코치들에게만 "물건이 될 선수"라며 특별 교육을 지시해 뒀었다. 가까운 지인들에겐 "용택이가 프리 배팅을 치면 양준혁 김재현 등 좌타자 선배들도 슬그머니 배팅 케이지쪽으로 모여 감탄한다"고 자랑했을 정도다.

그러나 정작 공식적으로는 칭찬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혹여 방심의 그림자가 스며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당시 호통을 친 것은 주위의 배려에 느슨해진 박용택의 훈련태도를 다잡기 위함이었다.

박용택 뿐 아니었다. 이맘때까진 거의 모든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차갑게 내리는 것이 김 감독 특유의 선수 길들이기 방식이다.

김광현에 대한 칭찬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실력과 함께 마음 가짐까지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우선 배짱이 두둑하다. 불펜 피칭 시작 시기를 스스로에게 맡겼는데 그동안 조급해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며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성실하고 두뇌회전도 빠르다. 믿음직스럽다"고 극찬했다.

김 감독은 당초 김광현의 피칭 시기를 내년 1월 중순 이후로나 잡고 있었다. 그러나 메디컬 테스트 결과 팔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나와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 그 만큼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시간도 단축된 셈이다.

한국 최고의 투수 조련사에게 일찌감치 합격점을 받은 김광현.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의 비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정철우기자 butyou@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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