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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① 다듀 "힙합 20년 할지 상상 못해…계속 씨앗 뿌릴 것"


오늘(28일) 정규 10집 '2 Kids On The Block' 발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힙합을 20년 동안 할 줄 상상도 못 했죠."(최자)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자, 은퇴는 하고 싶지 않아요."(개코)

힙합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20년 전, 학예회에서 랩을 하다 선생님에게 혼났던 10대 소년들이 이제는 K힙합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다이나믹듀오는 여전히 히트곡을 발표하고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현역' 래퍼들이다.

다이나믹듀오(개코, 최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아메바컬쳐 사옥에서 정규 10집 '2 Kids On The Block' 발매 기념 인터뷰를 갖고 데뷔 20주년 소회를 전했다.

다이나믹 듀오(개코, 최자) 프로필. [사진=아메바컬쳐]
다이나믹 듀오(개코, 최자) 프로필. [사진=아메바컬쳐]

다이나믹 듀오는 지난해 '투 키즈 온 더 블록'의 파트 1과 파트 2를 차례로 내놓은 바 있다. 이들은 이어 데뷔 20주년인 올해 정규 10집의 본편을 내놓게 됐다.

개코는 "10집까지 낼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라며 "파트 3개로 나눠서 작년에 다 발매하려고 했는데 '에야호'와 '스모크' 활동이 겹쳐서 집중하자고 했다. 숨을 돌리고 벌여놓은 곡들을 다듬어 완성하게 됐다"고 했다. 최자는 "상당히 오래 걸렸지만, 앨범 단위로 곡을 내기 쉽지 않은 요즘이라 (정규 10집잉) 만족스럽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 2004년 데뷔한 다이나믹 듀오는 '링 마이 벨'(Ring My Bell), '뱀'(BAAAM), '죽일 놈' 등의 히트곡을 내며 국내 대표 힙합 듀오로 사랑받았다. '2 Kids On The Block'은 힙합을 사랑하는 10대 소년들로 시작해 다이나믹 듀오로 살아가는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시간의 순서대로 펼쳐 놓은 앨범이다.

다이나믹듀오는 "드라마 제작 PD가 '형들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라며 "드라마는 무산됐지만, PD 덕분에 많은 것을 회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시작은 데뷔 20년도 훨씬 거슬러 올라간다. 개코와 최자는 1992년 초등학교 6학년 반 친구로 처음 만나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그 땐 한국에 힙합이라는 것이 없었다고 보는게 맞아요. 마니아로서 지냈던 시간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 했고, 우리가 잊고 있던 추억들이 뭉게뭉게 떠올랐죠. 중고등학교 장기자랑 시간에 다른 친구들은 춤을 췄는데, 저희는 아무도 하지 않던 랩을 해서 선생님한테 혼났던 기억이 있어요. 욕설이 있던 갱스터랩이었거든요."

두 소년의 꿈이었던 힙합 음악은 '업'이 됐다. 한국 대중음악의 불모지였던 힙합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사랑 받았고, 힙합 부흥기를 이끌었으며, 이들을 보고 자란 후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활동 중이다. 20년을 맞은 소회가 특별할 건 없다지만, 의미는 깊다.

"당연히 하고 싶었겠지만, 힙합으로 20년을 한다는건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어요. 군대 다녀와서 7집 음악이 잘됐는데, 그 땐 '내년에 다시 음악을 낼 수 있을까' 싶었어요. 대중들이 음악을 계속 들어줘야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벌써 20년이나 했어요. 대중들이 우리를 원하는 순간까지 (음악을) 하겠지만 순식간에 없어지지는 않겠다는 것을 최근 들어 느꼈어요."(최자)

"마음 한 켠에는 방패라는 것이 있지만, 불안함도 조금 있어요. 살얼음판 걷는 느낌으로, 한순간 한순간 집중하면서 살아야 해요. 할 수 있을만큼 해보자, 은퇴하지 말자고 생각해요."(개코)

다이나믹 듀오(개코, 최자) 프로필. [사진=아메바컬쳐]
다이나믹 듀오(개코, 최자) 프로필. [사진=아메바컬쳐]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있었던 지난해는 다아니믹듀오에게도 의미있는 분기점이 됐다. 데뷔 20년 차에 히트곡을 추가하며, 음악으로 존재감을 인정 받았다. 2014년 발매한 'AEAO(에야호)'가 틱톡에서 화제를 모으며 9년 만에 역주행 했고,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에서 선보인 'Smoke(스모크)'로 국내 음원 사이트 1위를 석권했다.

"두 곡의 활동으로 '우리가 운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을 하면서 정말 많은 음악을 발표했기 때문에 역주행을 기대 안한건 아니에요. '다른 가수들은 난리가 나는데, 우리 곡 중에서도 있을 법하지 않을까' 했죠(웃음). 최근 몇 년간 히트곡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었는데, 다듀의 히트곡이 생긴 것이 신기하고 기분이 좋아요. 작년엔 즙을 짜내면서 열심히 했어요."(개코)

"2013년도에 7집 음악을 낼 때는 어떻게 하면 일등 음악을 할지 공식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런 공식이 완전 깨졌어요. 타이틀곡에 에너지를 모아서 활동하면 반응이 오던 시대가 있었다면, '에야호'처럼 기대를 많이 하지 말고 씨뿌리듯이 발표를 하고, 그것이 선택되면 기분이 좋고 행운인 것 같아요."(최자)

정규 10집의 타이틀곡 '피타파(Feat. pH-1, JUNNY)'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시작해 이제는 대중들과 많은 래퍼들에게 인정받는 힙합 아티스트가 되었지만, 지금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겠다는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을 향한 식지 않는 열정과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가 담겨있다. 전세계 어디를 가도 있는 음식인 '햄버거, 피자, 타코, 파스타'를 활용한 위트 있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떼창 욕구를 자극한다.

이들은 "현재의 감정과 아주 가까운 미래를 생각하는 곡을 하고 싶었고, 공연을 하기 좋은 노래이며, 가장 긍정적인 느낌이 든다"라며 "회고를 하다보면 추억팔이를 할 수 밖에 없는데 '피타파'는 내일을 바라보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연예계 미식가'로 소문난 최자는 "음식 냄새가 나는 트랙은 금방 나온다. 가장 빨리 작업된 노래"며 웃었다.

다이나믹 듀오(개코, 최자) 프로필. [사진=아메바컬쳐]
다이나믹 듀오(개코, 최자) 프로필. [사진=아메바컬쳐]

지난해 '에야호'와 '스모크'는 다이나믹 듀오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꿈도 안겨줬다. k팝의 글로벌 인기를 타고 해외 공연에서도 러브콜이 왔고, 글로벌 시장에 대한 소박한(?) 꿈은 '피타파'에도 담겼다.

"미국에서 반 년 정도 살면서 적극적으로 공연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바쁘지 않은 달에는 외국에 나가서 열심히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스모크' 때문인지 해외에서 공연이 많이 들어오는데,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 느낌이에요."(개코)

"시장을 가서 할머니들이 있어도 신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그런데 외국에서는 그게 안되잖아요. 도전 의식이 생겼어요."

다이나믹 듀오는 "노림수 같은 것을 두지 말고, 가장 다듀스러운 음악, 자연스러운 음악을 하고 싶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씨앗을 뿌리겠다"고 함께할 내일을 그렸다.

다이나믹 듀오의 정규 10집 앨범 '2 Kids On The Block'은 이날 오후 6시 각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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