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4년 이유있는 원탑…아이유, 환상의 잠실벌 파티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가수 아이유가 잠실벌에서 8만 5천팬들과 함께 특별한 14주년 파티를 열었다. '원탑' 아이유를 만들어준 히트곡들이 무대를 수놓았고, 앞으로도 함께 만들어갈 날들을 약속했다.

아이유는 17일에 이어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The Golden Hour : 오렌지 태양 아래'를 개최했다. 2019년 'Love, Poem'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쳐 3년 만에 관객과 재회하는 자리로, 양일 전석 티켓 매진되며 약 8만5천 관객이 몰렸다.

가수 아이유가 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The Golden Hour : 오렌지 태양 아래'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이담엔터테인먼트]

노을이 내려앉은 잠실벌, 불꽃놀이와 폭죽이 터지며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아이유는 무반주로 '에잇'을 부르며 무대로 나왔고 '셀러브리티'까지 연달아 부르며 관객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관객석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다 찼네"라고 활짝 웃은 아이유는 "3년 만의 공연으로,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아이유다"라고 첫 인사를 건넸다. 그는 "하늘이 예쁘다. 예전부터 석양을 보며 노래를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18일은 아이유의 연예계 데뷔 14주년이 되는 날로, 아이유가 한국 여자 가수 중 최초로 올림픽주경기장에 입성한 공연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아이유는 이날 수차례 "14주년"을 이야기 하며 팬들과 자축했다.

공연 오프닝 무대를 마친 뒤 3층까지 꽉 채운 관객들의 함성을 유도한 아이유는 '이 지금' '하루끝' 등 팬들에게 익숙한 히트곡들을 열창했다. 아이유는 "저 오늘 데뷔 14주년 기념이다. 날이 또 완벽하게 콘서트를 하면서 기념일을 챙길 수 있는지 난 너무 운이 좋다. 그래서 관객들이 잘해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너의 의미' '금요일에 만나요' 등 관객들과 떼창하며 특별한 순간을 만들었다.

환상적인 공연은 이어졌다. '스트로베리 문' 노래를 부르면서는 잠실 하늘에 열기구를 띄웠다. 마치 디즈니 시리즈의 공주처럼 열기구를 타고 등장한 아이유는 2,3층 관객들과 눈을 마주하며 더욱 가깝게 호흡했다.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고 팬들과 함께 다시 한 번 '내 손을 잡아'를 떼창했다. 아이유는 열광적인 분위기에 "진짜 잘한다"며 감탄했다.

10년 만에 역주행 한 '내 손을 잡아', 팬들에 감사 메시지를 띄운 '블루밍', 깜찍하고 현란한 댄스 실력이 빛난 '어젯밤 이야기'까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라일락'을 부르면서는 "저를 추억할 때 가장 빛났던 모습으로 지금 이 순간을 떠올려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아이유는 이날 콘서트를 끝으로 '팔레트'와 '좋은 날'을 졸업한다고 말해 눈길을 끝었다.

아이유는 '팔레트'를 부르기에 앞서 "제가 스물다섯살에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하면서 소중하게 가지고 있었던 곡이다. 이제 30대가 됐다. 스물다섯살의 지은이에게 남겨주려고 한다. 제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날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어쩌다보니 서른이 됐고 그때보다 좋은 순간들을 요즘 맞이하고 있다. 좋은 일이다. 이 곡을 계속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이번 공연을 끝으로 정식 셋 리스트에서 보지 않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이유는 '팔레트' 노래 도중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넘겼고, 팬들은 무대를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게 완성했다.

아이유는 또 '좋은날'의 마지막을 이야기 하며 "저의 가장 큰 히트곡이기도 하고, 출세곡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추억이 많은 곡이다. 정식 셋 리스트에서는 당분간 보기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아쉽다고 말한 아이유는 "이 노래를 불러왔던 많은 무대들이 지나간다. 최선을 다해 불러보겠다"고 "리얼대세 아이유라는 응원법을 들려줬던, 아직도 웃음이 나온다. 오늘도 여기까지 잘 부탁해요"라며 '좋은 날'을 불렀다.

노래를 마무리 한 아이유는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정말 추억이 많은 노래다. 계속 부르지 할텐데, 제가 이 노래를 하면서 3단 고음을 하면서 퇴장을 한다. '좋은 날'의 배치가 뻔해지다보니, 비슷한 진행이 되는 것이 아쉬웠다"고 셋리스트에서 빠지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30대가 됐다. 열여덟살에 불렀던 곡이다. 정말 많은 시간이 지났다. '오빠가 좋은 걸'인데 오빠가 없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이 곡을 부른다"고 웃으며 "더 좋은 공연을 만드려고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 정말 열여덟살이 된 것 같다. 상상도 못했다"고 팬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팬들과 뜨겁게 소통한 아이유는 '무릎'과 '겨울잠' '나만 몰랐던 이야기' 등으로 특유의 감성으로 아련한 밤을 선물했다. 아이유의 노래에 팬들은 함성 대신 열띤 박수로 여운을 남겼다. 아이유는 "'무릎'은 저의 정체성이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겨울잠'은 '무릎'을 썼을 때 그 느낌을 찾아보려고 쓴 곡이다. 제 마음 속에 '무릎과 '겨울잠'은 한 세트다. 관객들에게 이어서 들려주고 싶었다"라고 이야기를 들려줬다.

가을바람을 만끽한 아이유는 "이 순간을 잊지 않을거야"라며 행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후기 아이유의 대표곡이라고 설명한 '밤편지'를 불렀고, 관객석의 반짝이는 불빛과 노랫소리를 들은 아이유는 미소를 머금었다.

공연의 막바지,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은 잠실 하늘에 드론쇼가 펼쳐졌고,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아이유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시간의 바깥' '너랑나' 등으로 뜨거웠던 공연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