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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안성기가 그린 '아들의 이름으로', 5·18 피해자의 새로운 관점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5·18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 중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관점의 영화가 등장했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또 다른 해석과 현실에선 일어나지 않는 복수까지 확인할 수 있는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가 마침내 개봉한다.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정국 감독, 안성기, 윤유선, 이세은 등이 참석했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가 언론배급시사회를 진행했다.  [사진=(주)엣나인필름]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가 언론배급시사회를 진행했다. [사진=(주)엣나인필름]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 분)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데뷔작 이후 30년 만에 광주 5.18 소재 영화로 찾아온 이정국 감독은 "데뷔작은 만들고 나서 오랫동안 부끄러웠다. 형식, 내용도 아쉬웠다"라고 돌아보며 "10년 전부터 광주에 관심을 두고 수많은 5.18 광주 민주항쟁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고 나서 다시 한번 언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연출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현대의 관점에서 트라우마를 가진 광주 이야기를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야기의 시작은 당시 민주항쟁에서 시민들을 가해한 군인들이 반성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의 핵심은 '반성하지 않은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라는 말이다. 이런 명언들을 바탕으로 해서 이야기를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채근 감독은 "원래는 단편으로 출발했다. 노인분들과 작업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장편으로 확장됐다. 영화 속에서 벌어진 일들은 5.18 피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했다"라고 했고 영화에서 등장한 인물들이 실제 광주에 거주하는 시민이라고 밝히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이정국 감독은 "현대 사회에서 큰 사건을 저질렀던 책임자들이 제대로 반성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더 영화에서 되짚어보고 싶었다"라며 "특히 가해자가 스스로 반성하는 행위를 영화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작년에 코로나 때문에 개봉을 못 한 대신 5.18 피해자들을 모아 특별 시사를 했는데 많이 우셨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현실에서 하지 못한 것을 영화에서 해줘서 고맙다는 말, 쌓인 게 풀렸다는 말을 들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오채근 같은 분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가 언론배급시사회를 진행했다.  [사진=(주)엣나인필름]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가 언론배급시사회를 진행했다. [사진=(주)엣나인필름]

이정국 감독은 영화의 주인공에 안성기를 캐스팅한 것에 "원래는 다른 배우가 하기로 했었다. 유명한 배우가 하기엔 영화 제작 예산이 적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성기 씨에게 대본이라도 전했더니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하셨다"라며 "원래 하기로 했던 배우는 다른 일로 바빠져서 못하게 됐는데 오히려 이러한 일들이 전화위복이 됐다는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웃었다.

안성기는 정치색이 담긴 영화에 출연하면서 고민되는 부분보다는 "어떠한 주제를 갖더라도 작품이 갖는 진정성, 완성도가 있으면 당연히 출연한다. 이 작품도 역시 그런 느낌이 저에게 왔기에 기꺼이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윤유선은 "시나리오가 따뜻한 느낌이 있어서 출연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5.18에 대해서 잘 몰랐다. 제가 어릴 때 있었던 일이기도 하고 그 당시도 크고 나서 오해가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미얀마 뉴스를 보면서 저런 상황이었는데 몰랐었고, 오해한 부분도 있었다. 그런 게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연기자로서 이렇게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세은은 "5.18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았다. 주제가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많이 출연하시고 생활에 밀착된 부분을 섬세하게 터치하는 힘이 매력 있게 다가왔다. 복귀작으로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것이 영광이었기에 당연히 열심히 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특히 안성기는 자신이 맡은 오채근을 표현하기 위해 감정을 쌓아나갔다고 했다. 그는 "오채근이 복수를 하지만, 감정들이 쌓여가지 않으면 설득력도 없고 감동도 없을 것 같았다. 한 신, 한 신 찍어나가면서 그런 감정들을 쌓아가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윤유선은 "현장에서 뵌 광주분들이 도움이 됐다. 아픔 속에서 계속 살 수는 없지 않나. 영화를 가볍게 표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실제로 만나 뵈니 물처럼 흐르는 자연에 순응하듯이 오히려 밝게 살고 계시더라"면서 "그 안에 아픔이 있어서 오히려 더 정도 많고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큰 것 같았다. 그렇게 계속 어둡게 표현하지 않으려 했다. 그냥 밝게 삶을 살아내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극에서 맡은 진희를 설명했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가 언론배급시사회를 진행했다.  [사진=(주)엣나인필름]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가 언론배급시사회를 진행했다. [사진=(주)엣나인필름]

5·18 민주항쟁은 40년 전 일어난 일로,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민주항쟁의 아픔과 피해자들의 고통이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에 안성기는 "아픔과 고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고 이건 어떻게 해도 집고 해결해나가야 한다. 그 몫은 젊은 층이 해결해야 한다. 기성세대만의 몫은 아니"라며 "이번 영화를 통해서나 많은 관심을 두고 함께 남아있는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유선은 "저도 사실 몰랐었다. 젊은 세대들은 더 어른들이 하지 못한 사과와 용서를 하고 역사를 바로 알면서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이세은은 "저 역시 간접적인 세대"라며 "이 영화를 통해서 제가 느꼈던 것은 그 당시 장면을 재현하는 것보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 주변 분들이 생활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세대와 후배 세대가 느끼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부모 세대가 후세대에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깨끗하게 정리하고 밝은 미래를 주는 부분이 영화 곳곳에서 그려진다. 그런 부분에서 상처받은 분들께도 어루만져드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안성기는 "코로나로 굉장히 어렵지 않나.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데 저희도 5월에 개봉한다.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희망을 품고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라고 관람을 당부했다.

윤유선은 "영화를 통해서 짐을 덜어내는 분들이 계셨으면 한다. 저런 오채근 같은 사람도 아픔을 갖고 있다는 것, 오해로부터 자유로워서 위로받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영화를 통해서 많은 분이 하나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바랐다.

이세은은 "스토리가 소설을 읽는 것처럼 힘이 있다"라고 다시 한번 더 강조하며 "쟁쟁하신 분들의 연기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저희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저희 세대, 아들의 세대에서는 서로 사과와 용서를 할 수 있는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 저희 영화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응원을 부탁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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