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30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평가전에서 0-2로 참패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의 해임 사태 이후 니시노 아키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 경기였다. 니시노 감독은 스리백을 내세우면서 공격진에는 혼다 게이스케(파츄카) 오사코 유야(베르더 브레멘) 등 지금까지 일본 대표팀에서 중심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선발로 내보냈다. 양쪽 측면엔 나가토모 유토(갈라타사라이)와 하라구치 겐키(뒤스부르크)를 투입해 공격 활로를 찾으려 했다.
그러나 내용과 결과 모두 참혹한 성적표를 받았다. 가나의 유럽파 선수들이 힘을 냈다. 전반 9분만에 토마스 파티(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환상적인 궤적의 프리킥을 내주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혼다를 중심으로 반격을 노려봤지만 좀처럼 제대로 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상대 진영까지 공을 잘 운반하고도 박스로 보내는 공의 질이 떨어졌다. 나가토모와 하라구치의 단조로운 크로스에 의존한 공격이 대다수였다.
후반 무토 요시노리(마인츠05)와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을 투입해 경기 흐름을 바꾸려 했지만 무위였다. 되레 가와시마 에이지(FC메츠)가 페널티박스에서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줬고 엠마누엘 보아텡(레반테)가 이를 정확히 차넣으면서 추가 실점했다. 일본은 후반 막판까지 제대로 된 경기 한번 펼쳐보지 못한채 두 골 차 패배를 당해야했다. 경기가 끝난 후 니시노 감독과 선수들이 월드컵 출정식 행사를 열었지만 장내 격분한 팬들이 야유를 보낼 정도로 분위기 또한 좋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긍정론을 펼쳤다. 경기가 끝난 후 혼다는 일본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결과는 예상외였다. 하지만 내용은 구상한대로 흘러간 느낌"이라면서 "무득점으로 끝났고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 임한 것은 분명 반성해야할 점이지만 상대 진영까지 공격을 가져간 부분에서 좋았던 장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나가토모 또한 "정말 힘든 상황 속에서 오늘도 많은 과제가 나왔다"면서도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도 많이 보였다. 비판을 받으면 받을수록 우리는 더 강해진다. 때문에 이런 상황이 우리들에겐 보다 긍정적인 상황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교체 투입된 가가와도 "흐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오늘 경기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많이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론을 펼쳤다.
그러나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선수도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뛰는 요시다 마야는 "부끄러워해야 하는 경기"였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 뿐이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이야기를 해나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