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판단은 경기운영위원이었다. 기상청에 미세먼지 농도 등을 확인 후 선수와 관중의 경기 및 관람에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이 들면 심판위원 및 관리인과 협의해 취소 가능하다는 규약에 따라 취소했다.
그렇다면, 프로축구도 같은 상황에서 취소할 수 있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6년 3월 의무위원회를 통해 미세먼지가 300㎍/㎥이 2시간 이상 지속하면 경기 감독관이 경기 연기를 결정하도록 했다.
프로축구는 선수들이 전, 후반 45분씩 90분 동안 호흡을 멈추지 않고 역동적으로 치르는 스포츠다. 미세먼지, 황사 등의 문제와 직결된다. 대책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고 의무위원회의 권고를 따르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까지 경기가 취소된 일은 없다. 경기 일정이 단순히 K리그 연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쉽게 취소가 어렵다.
특히 올해의 경우 더욱 머리가 아프다. 6월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에 연기 자체가 어렵다. 월드컵 후 9~11월 A매치 데이, FA컵,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까지 일정이 빡빡하다.
내년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아시안컵까지 있다. 대표팀이 12월 중순에는 모여야 한다. 또, ACL에서 우승하는 팀이 나온다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도 나서야 한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축구는 한 번 일정이 꼬이면 풀기가 쉽지 않다. 모든 대회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경기를 연기하려면 K리그 팀들이 ACL에서 8강, 4강, 결승 등에 가지 말기를 빌어야 한다. 그렇다고 성적을 내겠다는 팀을 막기도 어렵다. 그저 경기 당일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거나 황사가 발원해 날아오지 말기를 바라야 한다.
구단은 구단대로 고민이다. 홈 경기 일정을 공고한 상태에서 연기하게 된다면 관중 유치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A구단 관계자는 "프로야구의 경우 매일 열리는 스포츠고 나중에 모아서 치르는 것이 가능하지만 축구는 다르다. 연기하면 편성 자체가 어렵고 대관 문제 등으로 다시 일정을 잡아야 해서 손해가 막심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구단은 경기장에서 마스크를 나눠주는 등 관중 건강에 신경을 쓰는 조처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B구단 관계자는 "프로연맹에서 미세먼지 등의 상황 발생 시 대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다. 통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국민 건강에 정상적인 야외 활동에 문제가 있다면 국가적으로 외출 제한 등 공식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경기 개최 여부를 좀 더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