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정책이 고소득층에 편중돼 경기부양효과가 제한적이고, 고용창출효과도 당초예상보다 매우 미약하다(2005.11.1 재경부 · 기예처 )" "감세를 조기에 추진해 투자 증대와 내수 확충을 통해 시장 활력을 높이겠다(2008.5.16 강만수 장관)"
'정권이 바뀌면, 정책 효과도 바뀐다?'
기획재정부가 불과 3년 사이 감세 정책에 대한 입장을 180도 바꿔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정부가 감세 정책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인용해왔던 미국와 일본 등 해외 사례 역시 감세로 인한 부정적 효과가 보다 크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객관적인 자료를 입맞에 맞게 편집해 이용하면서 정책적 일관성보다는 의사결정자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6일 재정부가 민주당 이광재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정부 당시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작성한 '감세논쟁 주요논점 정리'는 2001년 이후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고소득층에 편중돼 경기부양효과가 제한적이고, 고용창출효과도 당초예상보다 매우 미약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자료는 또 "01년이후 시행된 정책 중 감세정책이 현재의 막대한 재정적자의 가장 큰 원인(57%)을 제공했다"며 "경기부양을 통해 감세에 따른 세수감소분보다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정책입안자들의 주장과도 상치한다"고 덧붙였다. "감세로 인한 재정손실분을 다른 세금을 올리거나 지출을 삭감해 충당하는 경우 전가구의 3/4의 후생이 감소한다"고 평가했다.
일본 사례에 대한 분석 결과도 마찬가지다.
보고서는 "일본이 구조적인 경기불황를 위해 94, 98, 99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감세정책을 시행하였으나 당초 의도했던 소비 확대 등의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경기불황으로 인한 실업증가, 자산디플레이션, 높은 저축성향 등으로 감세로 인한 가처분소득 증가가 소비로 연결되지 않고 저축으로 흡수돼 재정적자가 오히려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와 더불어 국내 사정을 근거로 '우리나라에서 감세정책 채택이 곤란한 이유'를 별도 챕터로 구성하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의 소득세 · 법인세 · 부가가치세 세율은 주변의 경쟁상대국이나 OECD 평균보다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대부분의 근로자나 자영사업자의 경우 감세조치를 하더라도 소비증대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또 "감세에 따른 소비 · 투자 효과가 불투명하다"며 "대부분의 근로자나 자영사업자의 경우 감세조치를 하더라도 소비증대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근로소득자 및 자영사업자의 절반이 소득세를 내고 있지 않고, 기업의 34%가 결손으로 법인세를 내고 있지 않아 이들은 직접적인 세금경감 효과가 없으며,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근로자의 63%(과표구간 1천만원이하)는 평균세액이 17.5만원이고, 자영사업자의 65%(과표구간 1천만원이하)는 평균세액이 31.6만원으로서 감세조치로 인한 효과가 적다"는 평가다.
반면 "고소득자의 경우는 감세조치시 가장 많은 경감혜택을 받게 되고 가처분소득이 증가하겠지만 한계소비성향이 낮아 소비증대효과는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 역시 세금을 깎아준다고 투자를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이고 있다. "법인세율 인하가 단기간에 기업투자의 증가를 유발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조세연구원(04.2월) 연구 내용을 인용했다.
재정 건전성 악화 역시 감세 정책 채택이 어려운 한 이유로 언급됐다.
보고서는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는 기간세로서 전체 국세수입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세율을 1%p 인하하더라도 많은 세수감소가 초래된다"며 "감세정책은 국가재정에 여유가 있거나 구조개혁을 통한 세수확보 등 특정한 정책목표와 연계하여 추진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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