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성]‘화려한 휴가’가 뜰 것 같은 세 가지 예감

[이균성]‘화려한 휴가’가 뜰 것 같은 세 가지 예감

쉼 없는 할리우드의 파상공세로 빈사 상태에 빠진 한국 영화판에서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가 ‘대박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물론 ‘화려한 휴가’의 흥행 성공을 단정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섣부르다.

다만 흐느낌 속에 눈물을 훔치며, 일반인보다 먼저 시사(試寫)한 영화 기자의 일반적인 평이나, 다른 영화 전문가들의 생각을 종합하면, ‘화려한 휴가’가 하반기 한국 영화의 최고 걸작이자 기대작인 건 분명한 것 같다.

그렇다면 ‘화려한 휴가’가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소재의 현장성과 직접성을 꼽을 수 있다.

‘5.18 광주민주화 항쟁’은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이다. 몇 년 전 ‘꽃잎’이 이 역사적 비극을 소재로 다루기는 했지만, 훗날의 상처에 초점을 맞췄다면, ‘화려한 휴가’는 그 현장으로 우리 모두를 생생하게 안내한다. 그 처절한 현장성이야말로 가는 곳마다 시사회장을 눈물바다로 이끈 요인이다.

이 영화의 현장성과 리얼리티가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시사회장과 마찬가지로 진한 눈물로 호응할 계층이 30~40대라는 점이다. 영화판에서 대박으로 가려면 30~40대를 반드시 넘고 가야하는 게 불문율이다. 30~40대가, 경제력의 중심이라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이들의 숫자는 단순하게만 계산해도 얼추 1천만 명 이상이다.

‘화려한 휴가’는 청년기 이들의 고민과 아픔을 그대로 관통한다.

장담하는 것은 무리지만, 이들 30~40대는 ‘화려한 휴가’를 외면키 어렵다.

‘화려한 휴가’의 리얼리티는 ‘현장’ 못잖게 스토리에도 있다. 이 영화는 장르상 다큐멘터리 드라마다. 그러면서 극적 요소가 풍부하다. 하지만 어설픈 선동은 경계한다. ‘신파적 눈물’이 아닌 ‘인간적 눈물’을 흘리게 한다.

주인공 강민우(김상경 분)는 5.18 당시 대부분의 광주시민과 마찬가지로 극히 평범하다. 국가와 사회와 역사보다 한 가정과 자신의 사랑이 더 소중한 그런…. 하지만 세상과 사회와 역사는 가만히 놓아두지 않는다.

개인으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그런 뜻하지 않는 곳에서 강민우를 비롯한 작중 인물의 고통은 시작되고, 그 고통과 아픔은 충분히 공감적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매력은 현실적 영웅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영웅이 등장하는 모든 드라마와 모든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영웅 앞에 보통 사람으로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시험문제’을 제기하게 된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는 절대 풀 수 없는 엄청난 폭력과 잔혹한 현실이 주인공의 단란한 일상을 비집고 들어온다.

물론 강민우나 박흥수(안성기 분)는 그 잔혹한 현실을 극중에서 끝내 해결하지 못한다. 그 대신 장엄한 최후를 맞는다.

그들은 ‘람보’식 영웅이 아니라 체 게바라식 영웅인 것이다. 영웅과 소시민의 일체화, 그리고 다르지 않음, 그것이 이 영화가 갖는 최대 미덕이다. 그리고 이 영화가 현대 대한민국에 살아남은 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다.

영화는 그래서 가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긴 메아리로 남는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