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HCN이 이번에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으로부터 1천6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계약한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위한 몸집 불리기'의 성격이 크다.
HCN은 일단 유치한 자금 용도에 대해 "디지털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와 서비스 제고 및 콘텐츠 확보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가장 큰 목적은 'SO 인수에 들어간 차입금 해소'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HCN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SO 인수에 들어갔던 차입금이 1천300억원 규모"라며 "유치한 자금의 대부분은 인수한 SO의 차입금 해소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HCN은 지난해 한해 동안에만 관악유선방송(3월), 충북방송과 씨씨에스(9월), 그리고 대구중앙케이블TV 북부방송(12월)까지 총 4개의 SO를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자금 유치는 차입금을 해소해 건전한 재무구조를 만들고 향후 다른 SO나 PP들을 추가로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봤을 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입가구수가 150만에서 200만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SO나 PP의 추가 인수 필요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HCN의 현재 가입가구수는 110만.
케이블 방송업계의 한 관계자도 "HCN이 다른 MSO들에 비해 늦게 출발한 데다, 아직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필요를 강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HCN은 특정 SO를 매입하기 위해 이번 자금을 유치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HCN 측은 "1년 전만 해도 SO 인수합병 움직임이 활발했지만 최근에는 IP TV와 같은 신규 매체 등장과 함께 공정위의 가격 규제도 케이블 시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고, 디지털로의 전환도 더딘 상태라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라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만한 SO 및 PP를 신중하게 고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 방송 시장에 진입한 칼라일 그룹이 국내 미디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HCN 관계자는 "경영 참여 조건은 붙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양사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통신 및 방송 분야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한편 임직원 및 정보 교류에도 나설 예정이어서, 앞으로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칼라일 그룹은 이번 투자로 33.5%의 지분을 확보해 현대백화점 그룹(65%)에 이어 HCN의 2대 주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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