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오줌 맥주', '생닭 벌레' 등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식품업계 위생 논란이 연초 들어서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온 60계치킨은 결국 사과문을 올렸고, 오리온의 대표 스테디셀러 '카스타드'도 논란에 휩싸이며 제품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국민 건강과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먹거리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비상한 관심 속에 사고의 전말과 처리 방향을 예의주시하며 보다 밀도 깊은 품질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60계치킨을 운영하는 장스푸드는 지난 5일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려 최근 불거진 닭근위(닭똥집) 튀김 이물질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번 논란은 '60계치킨 닭똥집 튀김을 주문했더니 썩은 맛과 불쾌한 악취가 나는 노란 이물질이 나왔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시작됐다. 게시글을 작성한 A씨는 "어머니 드시라고 닭똥집 튀김과 치킨을 시켜드렸는데 (닭똥집을) 씹자마자 썩은 맛이 난다고 전화가 왔다"며 "똥맛이 난다고 한다. 저게 도대체 뭔가. 같이 시킨 치킨까지 싹 버렸다"고 토로했다. A씨가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반으로 가른 닭똥집 튀김 안쪽에 노란 이물질이 담겨있었다.
장스푸드 측은 "확인 결과 발견된 이물질은 닭근위의 내막(계내금)만으로 잔여물이나 분비물, 이물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지만, 위생 문제와 상황 대처의 미흡함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결국 장스푸드는 논란 발생 4일 만에 사과문을 올리고, 문제가 된 닭똥집 튀김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장스푸드가 사과문을 올린 날 오리온도 소비자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자사 대표 제품 카스타드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데 따른 것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오리온 제4 청주 공장에서 제조·판매한 소비기한이 '2024.6.21'로 표시된 카스타드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다. 현재 식약처는 회수 조치를 명령했으며, 오리온은 이와 관련해 "문제가 된 카스타드 제품은 현재 출고 물량의 92%를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입장문에서 "심려를 끼처 죄송하다. 당사는 식약처와 함께 이미 생산됐거나 향후 생산되는 카스타드 제품에 대해 매일 외부 공인기관의 품질 검사를 거쳐 안전성을 확인한 후 출고할 계획"이라며 "제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분들의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지속해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식약처 감독 하에 이번 일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원인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동일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원재료, 생산 공정,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더 엄격하고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해 말에도 굵직한 위생 논란이 식품업계를 강타한 바 있다. 지난 10월 말 시중에서 판매된 '하림 동물복지 생닭' 제품에서 다량의 벌레가 발견돼 논란이 됐다. 농장 깔짚(바닥에 까는 짚이나 톱밥)에 서식하던 거저리 유충을 닭이 출하 전 절식 기간에 섭취했고, 도축 과정에서 모이주머니가 제거되던 중 터지면서 해당 유충이 식도 부분에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인체에 해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중국 칭다오 맥주도 이른바 '소변 맥주' 논란으로 휘청였다. 지난 10월 중국 산둥성 핑두시 칭다오 맥주 3공장에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창고에 소변을 누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에 퍼지면서다. 칭다오 맥주 공장의 위생과 공정 관리에 대한 논란이 확산됐고, 한때 칭다오 시가총액이 1조원 넘게 증발하기도 했다. 국내 수입사 역시 칭다오 판매가 급감한 탓에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잇따른 위생 논란에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가 직접 섭취하는 식품 특성상 위생과 관련된 부정 이슈는 치명적이고 하나의 업체에서 위생 논란이 발생하면 유사 업종, 더 나아가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뢰도가 생명인 식품업계에서 위생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업체들도 내부적으로 (위생 문제를) 최대한 타이트하게 관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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