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외국인 선원 관리업체 상당수가 최대 5년 치 사후관리비를 한꺼번에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선원 10명 중 7명 이상은 이른바 ‘이탈보증금’을 냈다고 답했지만 실제 제재로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어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재관(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을) 의원이 수협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외국인 선원 관리업체 15곳 가운데 11곳(73.3%)이 사후관리비를 매월 받지 않고 최대 5년 치를 한꺼번에 선납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어업인력 도입제도는 20t 이상 어선에 적용되는 외국인선원제(E-10)와 20t 미만 어선·양식업 등에 적용되는 고용허가제(E-9)로 나뉜다.

외국인선원제는 수협중앙회가 도입·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해외 송출업체와 국내 관리업체가 각각 선원 송출과 국내 사후관리를 맡는 구조다.
국내 관리업체는 외국인 선원의 국내 체류와 근로생활 등을 관리하는 대가로 해외 송출업체에서 선원 1명당 월 최대 4만5000원의 사후관리비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관리업체가 최대 5년 치 비용을 미리 받은 뒤 외국인 선원이 중도 퇴사할 경우다.
남은 기간에 해당하는 사후관리비를 돌려주지 않으면 실제 관리하지 않은 기간의 비용까지 수익으로 남길 수 있지만, 수협중앙회는 현재 환급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 의원실의 설명이다.
외국인 선원의 퇴직이나 사업장 이탈을 막기 위한 이른바 ‘이탈보증금’ 문제도 제기됐다.
해양수산부가 최근 3년간 외국인 선원 3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32명(74.6%)이 이탈보증금을 납부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탈보증금 문제로 해외 송출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한 사례는 단 1건에 그쳤다.
해수부는 외국인 선원이 해외 송출업체에 낸 보증금 영수증 등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워 위반 사실을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원의 보증금이나 임금 유보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강제노동 위험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미국 국무부는 2024년 인신매매보고서에서 한국 어선에서 일하는 외국인 선원들이 과도한 모집비용으로 빚을 지거나, 고용주가 일정 기간 임금을 보증금 명목으로 유보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정부가 어업 분야 외국인 노동자의 강제노동 피해를 충분히 식별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관리업체가 최대 5년 치 사후관리비를 미리 받고 있는데도 수협이 징수와 환급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해수부 역시 증빙자료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이탈보증금 문제를 제대로 조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양어선에 이어 연근해어선에서도 강제노동 문제가 불거질 경우 우리 수산업의 국제적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며 “해수부와 수협의 관리·감독 책임을 점검하고 외국인 선원 관리체계의 공공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