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립스틱 가격 23만원 실화?"
요즘 뷰티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뜨겁게 달궈진 이슈다. 누구나 한 번쯤 살 수 있는 작은 사치였던 향수나 립스틱이 입문템이 아닌 수집템으로 바뀌며, 명품 뷰티 업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루이비통은 뷰티 컬렉션인 '라 보떼 루이비통'을 런칭했다. 3g 용량의 립 루즈와 립밤은 23만원이며, 케이스를 제외한 리필제품은 9만8000원이다. 아이섀도 팔레트의 경우 본 제품은 36만원, 리필은 13만원에 판매한다.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패턴이 새겨진 뷰티 오브제 전용 트렁크는 419만원에 달한다.
!['라 보떼 루이비통'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4807e5b43b484.jpg)
SNS에선 초고가 하이엔드 뷰티의 유행을 알리듯 루이비통 뷰티 제품들이 연이어 도배되며 장안의 화제였다. 이를 증명하듯 루이비통 온라인 스토어에선 지난달 8월 25일 사전예약과 동시에 일부 제품이 품절 대란이었다. 공식 런칭 첫날 서울 도산 스토어에선 419만원 상당의 트렁크 립스틱 케이스까지 동날 정도였다.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2020년 에르메스의 9만8000원 립스틱보다 두 배 이상 비싸고, 2023년 9월 하이엔드 뷰티의 시작을 알렸던 샤넬의 21만7000원 '트렁떼 엉 르 루즈(31 LE ROUGE)' 라인보다 고가다.
같은 고가인데 샤넬과 루이비통을 향한 소비자 반응이 엇갈린 데는 '바르는 립스틱'이 아닌 '수집·소유하는 오브제'로 상징을 살려낸 데 비결이 있다.
!['라 보떼 루이비통'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fd92ab91bb27f.jpg)
샤넬은 '31 LE ROUGE' 출시 당시 파리 본사의 아르데코 계단과 거울에서 영감을 받은 케이스를 예술품처럼 제시하며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국내에선 큰 반응은 불러 모으지 못했다. 루이비통 역시 모노그램을 활용한 케이스 디자인에 리필 시스템을 적용해 명품 가방처럼 '소유의 상징'을 부여했지만, 모노그램 장식으로 브랜드 헤리지티와 상징성을 살려냈다. 바르면 닳는 소품인 립스틱이 소유가치가 있는 소장템으로 전환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초고가 전략이 럭셔리 시장의 양극화를 가속할 것으로 본다. 대중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지만, 충성 고객층과 초부유층에게는 오히려 환영받을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다. 립스틱 하나로 VIP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은 하이 주얼리 못지않은 충성도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뷰티 업계 한 마케팅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뷰티는 '백은 못 사도 립스틱은 가질 수 있다'는 소장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루이비통이 립스틱보다 몇 배나 비싼 케이스에 공을 들인 이유도 소장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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