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개방(1) 무선인터넷 판도 바꿀까

망 개방(1) 무선인터넷 판도 바꿀까

 

유선 포털, 네이트 · 매직엔에 도전장

무선인터넷 시장 판도가 뒤흔들릴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KTF를 시작으로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무선망 개방 정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트, 매직엔 등 이동통신 사업자 포털의 독점적 위치가 흔들릴 수도 있는 일대 사건으로 해석한다.

모바일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조심스럽게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가운데 다음, NHN 등 유선의 포털 사업자들은 무선으로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망 개방에 따라 달라질 무선인터넷을 전망해본다.

무선 사이트는 몇 개일까?

KTF는 지난 2월 26일, 3월부터 자사 무선 망을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오랜 기간 동안 논의가 돼 온 무선망 개방 정책이 이제 결실을 보고 있다. KTF에 이어 LG텔레콤도 개방 방침을 발표했고 SK텔레콤의 개방도 상반기 중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는 몇 개일까? 하루에도 수많은 웹사이트가 생겨나고 사라진다. 인터넷은 KT, 하나로통신 등이 망을 구축하고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들 망사업자와 관계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사이트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열린 체계다.

반면 무선은 망을 갖고 있는 이동통신 사업자(이하 이통사)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는 폐쇄적 체계다. 이통사들은 휴대폰의 단축 버튼을 통해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때 네이트, 매직엔 등 자사 사이트가 가장 먼저 표시되도록 설정해두고 있다.

휴대폰에서 사이트 주소를 직접 입력해 이동할 수는 있지만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는 네이트나 매직엔을 제쳐두고 불편하게 도메인을 입력해서 다른 사이트를 찾는 사용자는 많지 않다.

무선인터넷 망 개방은 유선처럼 망사업자에 관계 없이 누구나 사이트를 열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선인터넷의 초기화면을 쉽게 다른 사이트로 바꾸거나 여러 사이트 중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네이트 · 매직엔 장벽을 넘어라

인터넷에 하나로통신이나 KT가 운영하는 사이트만 있다고 생각해보자. 아무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그 사이트들만 있었다면 지금처럼 인터넷이 활성화될 수는 없다. 망 개방의 목적은 무선인터넷 활성화다. 이통사 포털 외에 다양한 사이트를 열고 사용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그에 따라 무선인터넷 자체를 활성화한다는 그림이다.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문제 중에는 비싼 접속 요금과 다양하지 못한 콘텐츠가 우선 지적되곤 한다. 콘텐츠도 부족한데 비싼 요금을 내가며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다양한 사이트들이 등장한다고 해서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까?

인터넷도 초기에는 종량제로 운영됐다. 전화모뎀을 사용할 때는 사용 시간만큼 통신 요금을 내는 방식이었다. 월 3만원 안팎에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정액제가 도입되면서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정액제가 도입됐고 무수히 많은 사이트가 생겼기 때문에 인터넷에는 서핑 개념이 생겼다.

하루 종일 인터넷에 접속해서 이 사이트 저 사이트를 떠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 서핑이 간편하기 때문에 인터넷 브라우저의 초기 화면으로 지정되지 않은 사이트들도 알려질 수 있었다.

무선은 다르다. 요금이 비싸고 단말기의 입력 방식이 불편하다. 벨소리를 다운받겠다는 목적을 갖고 네이트에 접속하면 벨소리만 고르면 된다. 여유만만하게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닐 사용자는 많지 않다.

/김문영 기자 noname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