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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포스트 800만대 시대 열자"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800만대는 새로운 시작이며 출발점"

[정기수기자] "800만대에 만족하기엔 갈 길이 멀다. 800만대는 새로운 시작이며 출발점에 불과하다."

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내년도 경영계획의 화두로 '포스트 800만대' 시대를 제시했다.

정몽구 회장은 1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기아차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등 총 60여명이 참석해 올 한해 지역별 실적 및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생산·판매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글롭러 판매 800만대 돌파라는 목표 이상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양사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내년 글로벌 전략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내년 시장 환경에 대해서는 현대·기아차를 안팎으로 둘러싼 위기요인들을 하나하나 지목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 엔저 가속화, 미국 금리 변동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위기 가능성 등 자동차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장환경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 뿐"이라며 "성과에 취하거나 불안한 세계경제 전망에 위축되지 말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 "내년은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친환경차들이 글로벌 주요 시장에 선보이는 중요한 해"라며 "철저한 준비로 세계적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정 회장의 발언은 올해 글로벌 판매 800만대 달성이 유력한 만큼, 포스트 800만대 시대의 구체적인 플랜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800만대 판매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선두업체 도약을 위한 기반으로 간주된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새로운 도약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은 녹록잖은 국내외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톱(Top) 5업체로 끌어올렸다"면서 "내년에는 그동안 강조해왔던 품질경영과 친환경차 시장에서의 도약을 통해 더 높은 곳을 향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연초 수립한 목표(786만대)를 14만대 초과한 800만대 판매가 확실시 되고 있다. 800만대 판매고가 현실화되면 지난 2012년 700만대 돌파 이후 2년만의 기록 달성이다.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서는 토요타와 폭스바겐, GM(제너럴모터스)에 이어 4번째로 8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725만대를 판매해 전년동기(692만대) 대비 4.8% 증가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 2.5% 늘어난 103만대를 판매했으며, 해외에서는 중국의 두자릿수(10.6%) 성장률을 비롯해 브라질, 인도, 미국 등 주요 지역 고른 성장세 속에 지난해보다 5.1% 높아진 621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가 지난해(8천99만대)보다 3.5% 증가한 8천383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은 올해보다 판매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이 성장을 주도하며 올해보다 3.9% 증가한 8천71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확대 기조는 이어지지만 현대·기아차가 처한 시장 상황은 녹록치 만은 않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유가 및 원자재의 하락 기조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원화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엔저 때문에 일본 메이커들의 공세가 더 거세지고, 산유국들의 경제 악화가 자동차 시장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속 성장을 지속하던 중국도 중고속 성장으로 전환하는 등 세계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는 것도 위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차급별로는 중국과 유럽, 신흥시장에서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급과 함께 친환경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회장이 내년을 친환경차 경쟁력 강화의 해로 공언한 것도 이 같은 대내외적 환경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친환경차 시장은 글로벌 메이커들의 신차출시와 각국 정부의 지원정책 확대로 인해 올해(196만대)보다 22.2% 증가한 240만대까지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따라 친환경차 시장에 다양한 차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최초로 내년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국내와 미국시장에 출시하고, 성능 및 연비를 업그레이드 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신형 K5 하이브리드로 하이브리드 점유율을 더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어 연말에는 도요타, 혼다에 이어 준중형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출시해 그동안 축적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선보이고 강력한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내수시장에서는 잇따른 신차 출시를 통해 안방 사수를 넘어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특히 내년 선보일 현대차 최대 베스트셀링카인 '아반떼 신형' 모델과 기아차 대표 글로벌 모델인 '신형 K5'가 판매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글로벌 SUV 시장 성장에 따라 '신형 투싼ix'와 '신형 스포티지R'도 판매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위기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성공적 신차 출시로 경쟁사 공세를 차단하는 등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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