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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인들이 꿈꾸는 월드컵은?


브라질이 아르헨과 결승서 만나 우승하는 것…남미 자존심 세우기

[이성필기자] 브라질인들의 축구 사랑은 유난스럽다. 평소 복장에도 축구 관련 장신구들이 한두 가지는 꼭 있다. 경기장 모형의 시계를 차거나 축구공 모양의 반지를 끼는 등 축구의 생활화는 흔히 볼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클럽팀의 유니폼 착용은 기본이다. 가족 모두가 한 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유럽 못지않다. 더구나 지금은 브라질 월드컵 기간이다. 하나같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똑같이 차려 입고 광적인 브라질 대표팀에 광적인 응원을 보낸다.

브라질인들의 축구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남미의 축구 열기는 나라를 가리지 않지만 브라질이 가장 축구 열기가 높다고 자부하는 것이다. '남미 축구' 하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양대 산맥으로 꼽고는 한다. 명문 클럽팀이 즐비하고 국제대회 성적도 괜찮은데다 늘 동시대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한두 명씩 나와 실력 과시를 한다.

축구로 늘 전쟁을 벌이다 보니, 브라질 사람들에게 아르헨티나에 대해 물으면 대다수는 부정적이거나 호의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축구 스타일이 다르듯, 고기를 먹는 방식에서도 양 국은 차이가 있다. 목축업이 발달한 브라질은 요리 재료로 살코기만 쓴다. 굳이 부속물까지 먹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대부분 버린다.

반면, 아르헨티나에서는 고기의 부속물을 이용한 음식들이 다양하다. 한국 음식과 비슷한 곱창도 식탁에 흔히 오른다. 곱창같은 음식을 먹는 한국인들을 자주 봤다는 브라질인 가이드 아데바시르 이부 구아르다 씨는 손사래를 치며 "브라질인들은 고기만 먹는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왜 부속물들을 좋다고 먹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얘기했다. 음식에 대한 생각 차이에서 문화적 차이를 엿볼 수 있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실제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1825년 남부 시스플라티나주의 독립 문제를 두고 3년 동안 전쟁을 벌였다. 브라질이 패하면서 시스플라티나주는 우루과이라는 독립국이 됐다. 당연히 서로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축구 이야기로 돌아가면 더욱 심하다. 남미의 클럽선수권대회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미 챔피언스리그격)에서는 브라질의 유수 명문팀들이 아르헨티나보다 낫다는 주장을 서슴지 않는다.

그럴 만한 주장이다. 최근 10년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팀을 보면 브라질이 6회, 아르헨티나 2회, 에콰도르 1회, 콜롬비아 1회 순이다. 인테르나시오날이 두 번이나 우승했고 상파울루FC, 산투스, 코린치안스, 아틀레치쿠 미네이루 등이 한 차례씩 우승을 했다. 준우승팀도 브라질 클럽이 5회로 가장 많다.

그런 브라질인들의 축구 자부심에 아르헨티나인들은 당연히 반박을 한다. 역대 우승 횟수에서는 자국 리그팀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월드컵을 맞아 아르헨티나에서 브라질로 응원을 온 깜비아소 우르다도 씨는 "아르헨티나 클럽들이 최근 약해지기는 했지만 실력은 여전하다. 브라질 클럽들은 경제가 좋아지니 팀도 좋아지는 것일 뿐이다"라고 응수했다.

우르다도 씨의 말대로 아르헨티나의 인디펜디엔테 클럽은 통산 7회 우승으로 가장 많은 우승컵을 수집했고 그 다음이 디에고 마라도나와 뗄 수 없는 팀인 보카 주니어스로 6회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클럽은 2009년 에스투디안테 이후 우승이 없다. 2012년 보카 주니어스가 준우승에 그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자존심을 건 입씨름은 결국 이번 월드컵 결승전으로 집중된다. 양 국 팬들 모두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결승전에서 만나는 꿈을 꾸고 있다. 대륙 대회인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양 국이 세 차례 결승에서 만나 브라질이 두 번 우승을 가져갔던 경험이 있다.

브라질은 29일 열린 16강전에서 칠레를 승부차기로 꺾고 8강에 올라 있다. 아르헨티나는 스위스와 16강전을 치른다. 두 팀 모두 승승장구하게 된다면 결승에서 만날 확률이 있다. 아직까지 월드컵 결승에서는 만난 적이 없어 양국 국민들의 기대감은 부풀고 있다. FC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뛰는 네이마르(브라질)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결승에서 만나 자웅을 겨루는 모습으 상상만으로도 흥미롭다.

브라질 택시기사 카링가 네그레멘토 씨는 기자를 숙소로 데려다주는 내내 "브라질에 대한 내 예상을 말해주겠다. 칠레를 꺾고 8강에 가서 콜롬비아를 이기고 4강에서 프랑스를 만날 것이다. 거기서 이기고 아르헨티나와 결승에서 만나서 우승하면 된다. 이것은 내 생각이 아니라 브라질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라며 흥분된 목소리로 브라질의 월드컵 우승 시나리오를 설파했다.

조이뉴스24 상파울루(브라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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