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데이터, 깔끔하게 정리하려면

스마트폰 정보 유출에서 문제가 되는 건 해킹 뿐만이 아니다. 다 정리했다고 방심하다가 큰 코를 다치는 경우도 있다.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지웠던 데이터도 손 쉽게 복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데이터를 깔끔하게 정리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글| 김국배 기자 사진| 각사 제공

최신 폰들이 연이어 쏟아지면서 평균 2년에 한 번 정도 스마트폰을 교체한다. 시장조사업체 레콘애널리틱스 집계에 따르면 국내 휴대폰 교체 주기는 26.9개월에 불과하다. 독일 45.7개월, 일본 46.3개월 등 선진국들에 비해 상당히 짧은 편이다.

흔히 새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되면 예전에 쓰던 폰들에 대해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담겨 있던 데이터나 사진을 다 지운 뒤 안심하고 중고폰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한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모바일 오피스 등 스마트폰을 통한 업무가 늘어나면서 개인 정보 뿐 아니라 사내 기밀 정보 같은 민감한 데이터까지 유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안에 저장된 문자와 사진은 삭제해도 쉽게 복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파일 삭제 기능은 기억장치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인덱스)만 끊는 수준이다. 따라서 장치 내의 파일은 그대로 남겨두기 때문에 실제 데이터는 여전히 살아 있다. 단지 표면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공장에서 출고한 상태로 되돌리는 '공장 초기화' 기능도 완벽하진 못하다.휴대폰을 초기 상태로 되돌리는 데 초점이 맞출 뿐 기존 파일 데이터까지 깔끔하게 삭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내장 메모리(sdcard)는 별도로 삭제해야 한다.

게다가 공장 초기화 역시 한 번만으론 데이터를 완벽하게 정리할 수 없다. 보안 전문가들은 공장 초기화를 평균 3회 이상은 반복해야 데이터 복구를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데이터를 완벽하게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최신 펌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최근들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서 공장 초기화 기능도 강화됐다"며 "젤리빈의 경우 공장 초기화 실행만으로 거의 대부분 완전 삭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정보 유출 문제에 대해 휴대폰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에 일반 삭제 기능만이 아닌 '보안 삭제'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고 조안한다. 중요 자료의 경우 데이터 복구 방지 기술을 적용해 개별 삭제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온시큐어 보안기술 연구팀 박상호 주임은 "스마트폰 저장 공간은 사용할수록 수명이 줄어드는데 보안 삭제 기능을 기본으로 적용할 경우 이러한 수명에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완전 삭제를 무조건 지원이 아닌 사용자가 선택한 주기나 필요에 따라 제공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상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데이터 보안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지란지교소프트 모바일보안 사업부장 이강현 부장은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디폴트로 고급 설정에 디바이스 암호화 기능이 있는데 이를 활성화시켜 사용하면 데이터 유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분실이나 도난 시에도 이통사의 서비스센터를 통해 스마트폰에 대한 자료 삭제와 초기화를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다.

현재 구글은 플래시 메모리의 내구성을 감안해 데이터 완전 삭제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데이터 완전삭제 기능을 자주 반복할 경우 플래시 메모리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