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토렌트 시드파일 유지만으로 큰 책임"

[민혜정기자] 토렌트 시드파일 유지만으로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

불법 콘텐츠를 유통한 토렌트 사이트와 업로더를 수사한 문화체육관광부 심승환 저작권사법경찰 수사관은 19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환경에서의 저작권 침해대응 국제콘퍼런스'에서 토렌트의 시드파일 유지만으로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승환 수사관은 "시드파일을 유지만 한 사람까지 불법 콘텐츠 유통에 책임이 있는지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시드파일을 유지하고만 있더라도 이로 인해 다른 이용자들이 불법 콘텐츠를 내려 받았다면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불법 저작물 유통에 온상이 돼고 있는 '토렌트'와 전쟁을 선언했다. 지난달 30일 문화부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은 토렌트 사이트 운영자 12명과 불법 공유정보파일(시드 파일)을 1천건 이상 업로드 한 41명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하여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렌트는 이용자들 사이에 파일을 주고 받는 P2P(peer to peer)방식으로 이뤄진다. 토렌트를 사용하려면 공유하려는 파일의 주소 등 정보를 담은 시드파일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토렌트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시드파일을 만들어 사이트에 올리면 이용자들이 이를 내려 받는다.

토렌트의 원리는 파일을 분할해 다수의 이용자가 저마다 다른 조각을 채워주는 식이다. 서로 서로 조각을 채워주는 형태기 때문에 이용자수가 많아질수록 다운로드 속도가 빨라진다. 파일을 내려받으면서 다른 이용자와 공유하기 때문에 업로더와 다운로더의 경계가 불문명하다.

이용자 1명이라도 '시드 유지'를 하고 있어야 다른 이용자들이 토렌트를 사용해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수 있다. 시드가 유지되기 위해선 토렌트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는 상태에서 시드파일을 보유하고 있어야한다. 시드파일과 연동된 저작물도 단말기에 저장돼 있어야 한다. 즉 토렌트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않았거나 저작물을 보유하지 않은 채 '시드파일'만 갖고 있으면 시드를 유지한 상태가 아니다.

단 A라는 이용자가 시드를 유지하고 있고 B라는 이용자가 시드파일만 보유하고 있다면 C이용자는 B와 시드파일을 공유해도 A때문에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수 있다.

토렌트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불법 콘텐츠 업로더 적발 기준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문화부는 발표 당시 기준은 토렌트 사이트에 시드파일을 1천건 이상 올린 이용자였지만 이는 절대적은 기준이 아니다.

때문에 이용자들 사이에선 시드파일만 내려받아도 범법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심 수사관은 "토렌트는 시드파일의 핵심"이라며 "시드파일 유지도 저작물 불법 콘텐츠 유통에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토렌트 시드파일 유지만으로 형사적 책임을 물은 선례가 없다. 불법 콘텐츠를 다량으로 유통하기 위해 시드파일을 보유하고 있는지 고의성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심 수사관은 "세계적으로 시드파일만 유포시켜서 형사적 책임을 물은 사례는 없다"며 "고의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심승환 수사관은 "토렌트 시드파일은 내려받기만해도 파일 공유가 된다"며 "토렌트에 대해선 특별한 조치가 없다면 사적 복제를 넘어선 불법 공유가 횡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