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음악 파일 규격 중 하나로 불리는 오그 보비스(Ogg Vorbix)가 23일 마침내 정식 출시됐다.
오픈 소스 진영을 중심으로 수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출시된 오그 보비스는 MP3보다 뛰어난 음질과 작은 용량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로열티가 없는 완전 무료 음악 파일 규격이라는 점 때문에 소개 당시부터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오픈 소스 측은 이번 오그 보비스 1.0 정식 버전 출시를 통해 차세대 음악 파일 규격으로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무료 규격에 MP3 보다 용량 작고 음질 뛰어나
오그 보비스는 MP3를 대체하기 위해 오픈 소스 진영에서 개발한 음악 압축 및 스트리밍 기술을 말한다. 오그 보비스라는 명칭은 테리 프랫체트의 환타지 소설 '작은 신들(Small Gods)'에 등장하는 '멋쟁이의 신' 이름에서 따온 것.
미디어 관련 업체들의 모임인 MPEG 협회가 주관한 MP3와 달리 '자유 소프트웨어 정신'을 주장하는 오픈 소스 진영이 개발해 온 독립 미디어 규격이다.
때문에 로열티가 전혀 없는 무료 미디어 파일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오그 보비스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더라도 특정 업체에 로열티를 지불할 필요가 없는 것.
무료라는 점 외에도 현재 디지털 음악 파일의 표준 규격이라 할 수 있는 MP3에 비해 용량이 작으면서도 음질은 더 뛰어나다는 점도 오그 보비스의 장점이다.
예를 들면, 일반적인 CD 오디오 트랙을 디지털로 변환했을 때 음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MP3보다 절반 이하의 용량으로 압축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MP3보다 훨씬 발전된 형식이다.
지난 2000년부터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해 2년 여 동안 여러 종의 베타버전과 시험판을 거쳐 온 오그 보비스는 정식 버전이 출시 되기도 전에 여러 업체들과 음악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이미 소닉 파운드리, AOL 타임 워너, 윈앰프 등이 오그 보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그 보비스를 지원하는 MP3 플레이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 MPEG-4와 접목, 차세대 디지털 미디어 규격 노려
오픈 소스 진영은 이번 정식 출시를 통해 오그 보비스의 장점이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MP3를 대체하는 디지털 음악 파일 규격으로 자리잡기를 바라고 있다.
용량과 음질 모두에서 MP3보다 뛰어날 뿐 아니라 로열티가 없다는 점은 개인은 물론 디지털 음악 미디어 분야에 진출하기 바라는 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오픈 소스 측의 주장이다.
오그 보비스 개발을 주도한 시프 파운데이션(Xiph.Org Foundation)의 에미트 플랜트(Emmett Plant) CEO는 "오그 보비스만큼 자유로우면서도 폭넓은 지지를 받아온 규격은 없다"며 "MP3를 대체하는 차세대 디지털 음악 파일 규격으로 성장하리라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오그 보비스는 오픈 소스 주도의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시장에서 폭넓은 지지와 찬사를 받아왔다. 지난 2년 동안 오그 보비스 시험 버전의 다운로드 건수만 3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MPEG-4 비디오 압축 기술과 접목되면서 단순히 MP3의 대체물이 아닌 차세대 멀티미디어 규격으로 대접받고 있다.
지난 6월 비디오 압축 기술 전문업체인 On2 테크놀로지스가 자사의 MPEG-4 기반 코덱에 오그 보비스를 통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온라인 비디오 재생에서 오디오 부분을 오그 보비스가 담당하게 된 것이다.
MPEG-4는 영상 압출륙이 높으면서도 품질 손상은 낮아 차세대 스트미밍 비디오 규격으로 최근 각광받는 온라인 스트미밍 비디오 형식이다. 오그 보비스가 MPEG-4에 통합된다는 것은 곧 차세대 디지털 미디어 규격의 중심에 서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업체와의 연대, 사용자 기반 확대가 절실
그러나 오그 보비스의 앞날이 결코 밝지만은 않다. 강력한 상업적 기반이 형성돼 있지 않은 오픈 소스라는 태생적 한계점 외에도 무엇보다 MP3라는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
비교적 오래된 기술이라는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MP3는 사실상 온라인 디지털 음악 파일의 표준 규격으로 자리잡아 왔다.
전세계 수억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MP3의 장악력을 고려할 때 단순히 기술적인 장점만으로 MP3에서 오그 보비스로 전환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게다가 경쟁 규격의 견제 역시 쉬운 상대는 아니다. 현재 '차세대 MP3' 자리를 넘보고 있는 디지털 음악 파일 규격은 오그 보비스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WMA,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MP3프로 등 다수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 규격 역시 MP3 대체를 주장하고 있으며, 오그 보비스와 달리 거대 미디어 기업의 탄탄한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MS의 WMA 규격의 경우 독점 지위를 가진 MS의 영향력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오그 보비스가 자랑하는 뛰어난 압축 기술은 WMA나 MP3프로 역시 비슷한 수준이며 단지 로열티가 없다는 점만으로 경쟁력을 기대하긴 무리가 있다는 것.
인사이트64의 분석가 나단 브룩우드(Nathan Brookwood)는 "오그 보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로열티없다는 장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온라인 음악 서비스 업체들과 연대하는 것. 그리고 다양한 사용자 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음악 커뮤니티 제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현우기자 fineappl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