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삼성vs애플, '애플 디자이너 증언' 왜 민감할까?


특허소송 승패 결정적 영향…'소니 관련 거론' 여부 관심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소송이 시작되면서 전직 애플 디자이너가 관심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삼성 쪽에선 어떻게 하든 그의 증언을 들으려고 하고, 애플 쪽에선 결사적으로 막으려 하고 있다.

졸지에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은 니시보리 신이란 디자이너다. 그는 지난 2002년부터 최근까지 10년 동안 애플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특히 지난 2006년엔 조너선 아이브 밑에서 아이폰 디자인 작업을 직접 수행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니시보리 신 증인 출석 문제는 삼성이나 애플 모두 절대 양보하기 힘든 사안이다. 이번 재판의 기본 논리를 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인물이기 때문이다.

◆니시보리 신, 애플 퇴사-건강 이유 들어 불참 통보

이번 재판에서 애플은 삼성이 무자비하게 아이폰 디자인을 베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애플의 주장에 맞서 삼성은 아이폰 디자인 역시 독창적이지 않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이 같은 공격의 무기로 삼성이 택한 것이 바로 소니 디자인이다. 구체적인 증거물로 지난 2006년 소니 제품 디자이너인 아시다 다카하시 등이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한 기사를 제시했다.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와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를 비롯한 애플 경영진들이 이 기사를 회람한 뒤 아이폰 디자인의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 삼성 쪽 주장이다.

삼성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것이 니시보리 신이다. 니시보리 신은 지난 2006년 조너선 아이브 밑에서 직접 아이폰 디자인 작업을 수행한 인물이다. 니시보리 신이 "소니 디자인을 참고 삼아 아이폰을 만들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 한 마디만 해 줄 경우엔 사실상 이번 재판은 끝난 것이나 다름 없다.

실제로 삼성은 "니시보리 신의 증언을 듣게 되면 삼성이 무자비하게 애플을 베꼈다는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니시보리 신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니시보리의 변호사는 재판 시작 하루 전인 29일 "(니시보리가) 애플에서 이미 퇴사한 데다 건강 문제로 하와이에서 요양하고 있기 때문에 법정 출석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루시 고 판사 "양측 협의" 한 발 물러서

키를 쥐고 있는 루시 고 판사는 니시보리 신 증언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시 고 판사는 "배제된 증거들을 소개하지 않으면서 니시보리 증언을 허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시 고 판사가 말하는 '배제된 증거'란 바로 "아이폰이 소니 제품을 베꼈다"는 주장을 의미한다. 루시 고 판사는 재판 시작 하루 전인 29일 비즈니스위크 기사를 비롯해 아이폰이 소니 제품을 베꼈다는 주장을 하지 못하도록 해 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현재 상태라면 니시보리 신이 출석하더라도 삼성 쪽이 '결정적인 증거'를 얻어내는 덴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삼성이 "소니 제품을 참고해서 아이폰을 만들었다"는 취지의 질문을 할 경우 애플 쪽 변호사들은 바로 "그 부분은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고 맞설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첫날 재판에서 루시 고 판사는 소니 관련 부분 포함 여부에 대해 애플 측과 다시 협의해보라고 한 발 물러났다. 이번 재판에서 소니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이 이 부분에 대해 전폭적으로 양보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소기의 성과를 얻는 것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잘 아는 것처럼 미국의 재판은 배심원들이 판결한다. 판사는 전체적인 재판 진행을 이끌어나가는 역할만 맡는다. 전문적인 법관의 지식보다는 대중의 상식을 더 중요시하는 사법 체계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 중에서 선발된 배심원들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삼성이나 애플 모두 "애플이 소니 제품을 베꼈다"는 주장을 놓고 사전에 치열한 힘겨루기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니시보리 신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중요한 인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퇴사 시점 놓고 논란 불거질 수도

삼성은 이미 지난 해 11월에도 니시보리 신을 법정에 세우려고 한 적 있다. 당시 애플은 "휴가 중"이라면서 그의 증언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니시보리 신이 애플에서 퇴사해 버린 것이다.

그런데 퇴사 시점이 좀 애매하다. 니시보리 신의 링크드인 프로필에 보면 2012년 7월까지 애플에서 근무한 것으로 돼 있다.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 재판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퇴사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루시 고 판사는 니시보리 신 증언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할까? '니시보리 신 증언' 문제는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전쟁 초반 판세를 판가름할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삼성vs애플, '애플 디자이너 증언' 왜 민감할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