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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 대체할 3차원 세포배양기술 개발


미세유체기술 이용…신약 효과 직접 측정

[박계현기자] 국내 연구진이 생체기관의 3차원 구조를 손톱만한 크기의 소자 안에서 모사하는 세포배양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1밀리미터 이하 유체의 움직임을 다루는 미세유체기술을 이용해 생체고분자물질을 고정한 후 다양한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했다.

이 연구에는 고려대 기계공학부 정석 교수의 지도 하에 신유진, 한세운 박사과정생이 주도하고, 미국 MIT 로저캠 교수와 일본 게이오대 수도 료 교수가 참여했다.

정석 교수 연구팀은 미세유체소자 내에 인체에 존재하는 콜라젠 등 세포외기질을 원하는 위치에 고정시킨 후, 다양한 세포를 세포외기질 안과 밖에 배양했다. 이 방법을 통하면 특정 신체 기관의 조직이나, 암과 같은 특정 질병의 조직을 3차원으로 미세유체소자 내에 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혈관세포를 배양할 경우, 실제 혈관과 유사한 3차원 혈관조직이 작은 소자 내에 성장한다. 이 혈관조직은 주변의 암세포에 반응해 새로운 혈관을 만들거나 혈관의 투과성이 변화되거나, 면역세포를 염증 부위에 보내는 등 실제 혈관의 역할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렇게 재현된 3차원 세포에 특정한 약물, 단백질, 독성시약 등을 노출시켜 원하는 물질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세포배양접시보다 훨씬 더 실제 생체에서 일어나는 결과에 가깝고, 세포와 세포외기질 간 상호작용을 3차원으로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석 교수는 "세포외기질을 실리콘고무 소재의 소자 내에 고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이를 통해 세포 기재가 3차원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됐다"며 "거의 오류없이 재현이 가능하고 실험 전과정을 논문에서 공개해 다른 실험팀들도 이 기술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동물실험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또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기술을 적용해 ▲혈관이 암세포를 향해 자라는 현상 ▲백혈구가 염증에 반응해 혈관을 뚫고 나가는 현상 ▲간세포 조직이 혈관의 성장을 유도하는 현상 등 다양한 인체현상을 가로·세로 3센치미터(cm) 크기의 작은 소자 속에 재현했다.

정석 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 3차원 세포배양기술의 구체적인 실험방법을 모두 공개해, 더 많은 연구자들이 이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 기술을 통해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우리나라 바이오산업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기본연구)의 지원을 받았으며,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프로토콜' 7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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