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베가레이서2 집.중.분.석.

[김현주기자] 팬택이 일을 냈다. 삼성 LG 애플이 전략 스마트폰을 우르르 쏟아내기에 앞서 '베가레이서2'를 가장 먼저 공개하는 정면승부를 선택한 것.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신제품을 공개하며 "삼성 애플과 겨뤄 보고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얼마나 빼어난 폰인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베가레이서2를 써봤다.

◆가볍다! 얇다! 예쁘다!

베가레이서2는 슬림한 바디로 손에 쥐면 착! 감기는 느낌이 든다. 베젤을 최소화한 넓직한 화면이 시원한 느낌마저 줬다.

베가레이서2를 비롯한 올해 신제품들의 기본 컨셉은 '여름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인치대 디스플레이를 채용했기 때문. 기존 5인치대 대화면에서 벗어나 슬림해진 데다 여름철 가벼워질 옷차림을 고려해 무게도 적게 나간다.

◆성능, 배터리 현존 최고

베가레이서2는 퀄컴의 1.5GHz 듀얼코어 스냅드래곤 'MSM8960'을 탑재했다. 베이스밴드칩(통신)과 CPU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하나로 합친 '원칩'으로 기존 분리형 칩에 비해 발열이 적고 배터리 소모가 적다.

배터리 용량은 2천20mAh이다. 기존 스마트폰은 대개 1천800mAh 내외다. 현존하는 LTE 스마트폰 중 최대의 배터리 사용 시간과 효율을 제공한다.

'계란후라이를 해먹어도 될 정도'로 뜨거운 데다 배터리는 '초고속인터넷 처럼' 빨리 닳는 기존 LTE 스마트폰의 단점을 최소화시킨 셈이다.

◆벤치마크 테스트 해보니

성능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스마트폰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AnTuTu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으로 베가레이서2를 테스트해봤더니 6천780점이 나왔다. 지난 2011년 출시된 갤럭시노트가 6천점대 초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우수한 수준이다.

좀 더 자세한 비교를 위해 올해 초 팬택이 출시한 베가LTE EX를 벤치마크 테스트해봤더니 5천점대 점수가 나왔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편리, 하지만…

베가레이서2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세련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대기화면에서 자주 쓰는 전화, 메시지, 카메라 등을 곧바로 연결시켜 준다는 점이 편리했다.

큼직한 글씨, 타일형태 버튼으로 바탕화면을 구성한 '심플모드'도 색상, 구성면에서 편리하고 세련됐다.

다만 기존 안드로이드폰과 달리 단말기 하부의 버튼이 액정으로 흡수됐는데, 이 점이 오히려 미관을 해쳤다. 기존 물리버튼에 익숙해진 이용자는 적응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음성인식, 똑똑하진 않네…

베가레이서2는 대용량 배터리, LTE 원칩이라는 장점뿐 아니라 '대화형 음성인식' 기능을 갖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음성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 것도 가능하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새 글을 등록할 수도 있다.

'스마트보이스'를 켠 후 '전화 박OO'라고 말하자 전화부의 박OO를 찾아 전화를 걸어줬다. 신기하고 편리했다. '페이스북'이라고 말하자 '어떤 내용을 등록할까요' 물어본다. 몇 문장을 말했더니 문자로 입력돼 곧바로 페이스북에 등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식율이 뛰어나다고는 볼 수 없었다. 문자메시지를 보낼려고 했더니 전화부의 수신인을 인식하지 못했다. '박웅서'라는 이름을 말했지만 자꾸 '박홍석'이라는 이름을 댔다. 그러고는 '누구에게 문자를 보낼까요'를 반복했다. 답답한 노릇이다.

앞서 소개한 대로 SNS에 글을 등록하는 건 편리했지만 오타와 비문이 속출하기도 했다.

◆베가레이서2, 분명히 제 값하는 폰

베가레이서2는 팬택에게 상징적인 제품이다. 애플 삼성이 지배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팬택이 제대로 한 판 붙어보겠다고 내놓은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의 성공 여부에 회사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베가레이서2는 최신 ICS 운영체제나 퀄컴 최신칩을 최적화한 현존 최고의 스마트폰이 틀림없다. 디자인적 감각이나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우수한 점수를 주고싶다. 아직 부족한 음성인식 기능 등의 개선 여부가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