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페인 P2P 규제법에 조직적 개입"


"감시대상국 포함" 압력…위키리크스, 관련문건 폭로

[김익현기자] 미국이 스페인 정부에 인터넷 규제법안을 만들도록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는 요구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스페인을 '스페셜 301조'로 규제하겠다고 협박했으며, 실제로 '감시대상국'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IT전문 매체인 아스테크니카는 5일(현지 시간) 마드리드 주재 미국 대사관이 2008년 2월 스페인 정부에 P2P 규제법을 도입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아스테크니카는 위키리크스의 도움을 받아 관련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마드리드 주재 미국 대사관이 작성한 이번 문건에는 스페인의 새로운 정부가 2008년 10월까지 세 가지 요구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스페셜 301조'의 감시대상국에 포함시키겠다고 통보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건에는 또 ▲(스페인 정부로 하여금) 인터넷 복제는 불법이라고 선포하도록 할 것 ▲P2P가 합법이라고 해석되는 2006년 법을 수정할 것 ▲2009년 여름까지 프랑스나 영국과 같은 수준의 (규제) 조치를 도입하도록 요구할 것 등의 구체적인 전략까지 제시돼 있었다.

특히 미국은 스페인 정부가 요구대로 P2P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자 2008년에 '감시대상국'에 포함시켰다고 아스테크니카가 전했다.

당시 미국은 "스페인 정부가 늘어나고 있는 인터넷 복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적절한 노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한다"면서 감시대상국 목록에 올렸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선정하는 '감시대상국'에 포함될 경우 강력한 무역 제재를 받게 된다.

◆스페셜 301조란?

흔히 ‘301조’라고 부르는 미국 통상법 301조에는 일반 301조, 스페셜 301조, 슈퍼 301조 등 세 가지가 있다. 일반 301조는 미국 성문법전(US Code) 제19호 (Title 19)의 2411조 및 관련 조문, 스페셜 301조는 2242조를 말한다. 한시적 규정으로 만들어진 슈퍼 301조는 1990년 만료되었으나 1994년 클린턴 행정부가 행정명령으로 부활시켰다가 2001년까지 연장된 후 현재는 효력이 없다.

스페셜 301조와 슈퍼 301조는 일반 301조를 근간으로 제정됐다. 일반 301조는 이해관계인의 청원에 의하거나 행정부 직권에 의한 조사로 협상을 개시하는 기한과 절차를 포함하고 있다. 반면 스페셜 301조는 통상압력 내용을 크게 강화한 조문으로 USTR이 연차보고서를 작성해 의회에 보고하는 근거가 된다.

◆국민당 정부 출범 2주만에 속전속결로 처리

결국 지난 해 총선에서 압승한 스페인 국민당 정부는 정권을 잡은 지 2주 만에 싱데법(Sinde Law)이란 불법 콘텐츠 공유사이트 규제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저작권 보유업체가 요청할 경우 10일 이내에 해당 웹사이트를 합법적으로 차단하거나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할 수 있다.

마리아 소라야 산에즈 드 산타마리아 수상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안젤리스 곤잘레즈 싱데 문화부 장관 퇴임 이후 붙여진 싱데법이 정식 통과됐다"면서 "이번 법안 제정은 지적재산권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국제적 수준의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에 동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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