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가 침해했다는 애플 특허는 어떤 것?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대만의 스마트폰 업체인 HTC가 애플의 특허 2개를 침해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예비적으로 판결함에 따라 그 두 건의 특허 내용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허 내용에 따라 HTC 외에 현재 애플과 특허 분쟁 중인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등 다른 안드로이드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는 1994년에 신청한 미국 특허번호 '6,343,263'이다. 특허 제목은 '시리얼로 전송된 데이터를 위한 실시간 신호 처리 시스템(Real-time signal processing system for serially transmitted data)'이다.

쉽게 말하면,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기기로부터 보내진 음성과 비디오 등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번 특허 분쟁이 스마트폰에 관한 것이지만, 애플의 이 특허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훨씬 전에 획득한 것이기 때문에 무선 네트워크, 휴대폰 등에 관한 언급이 없다는 사실이다. 다만 데이터를 보내고 받는 것에 관한 기술과 이에 대한 특허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오늘날 사용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외부로부터 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받는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HTC 뿐 아니라 다른 안드로이드 단말기도 이를 침해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특허가 결국 HTC 이외 다른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1996년에 신청한 특허번호 '5,946,647'이다. 특허 제목은 '컴퓨터로 만든 데이터로 작업을 실행하는 시스템과 방법(System and method for performing an action on a structure in computer-generated data)'이다.

이 특허는, 예를 들면 이렇다. HTC 스마트폰에서 e메일을 열려면 e메일임을 표시하는 데이터를 손가락으로 터치해야 한다. 사용자는 손가락으로 터치함으로써 e메일이 작동될 수 있도록 스마트폰에 실행 명령을 내린다고 할 수 있다. 애플의 '647 특허'는 이때 스마트폰이 e메일을 열도록 하는 시스템과 관련된 것이다.

문제는 이런 기능 또한 요즘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타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대만의 HTC가 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미국 ITC가 판결한 만큼 다른 기업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이번 ITC의 판결은 최종 결정은 아니다. ITC의 실무 판사가 내린 결론이다. 최종 판결은 추후 6인으로 구성된 ITC 전원 위원회가 내리게 된다. 최종 판결 일정은 현재 12월6일로 잡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앞당겨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최종 판결에서도 승리할 경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안드로이드 진영에 취하고 있는 것과 달리 로열티 수입을 받기보다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미국내 수입 금지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MS는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과 맞설 자체 경쟁 상품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로열티를 받는 게 이익이지만 애플은 아이폰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기 때문에 손해배상과 수입금지를 더 원할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애플이 필요로 하는 특허를 보유하지 못한 기업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 애플이 갖고 있지 않고 그래서 필요로 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경쟁 기업은 크로스 라이선스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TC의 경우 최근 특허 분쟁에서 애플에 일부 승소한 미국의 그래픽 카드업체 'S3 그래픽스'를 인수키로 했는데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S3 그래픽스는 최근 이미지 압축 관련 특허 소송에서 애플에 승소한 바 있다.

미국 특허 전문가인 플로리안 뮐러는 "이들 특허는 기본적으로 매킨토시 관련 기술이"이라며 "(IT 분야에서)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모바일 통신 산업의 컨버전스(융합)가 확대되고 있고 이때문에 특허 문제 또한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스마트폰에서 절대 다수의 특허는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고 모바일 통신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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