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성 유산에 관여하는 단백질 세계 최초 규명

[정기수기자] 국내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습관성 유산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강남차병원 통합줄기세포치료연구소 백광현 교수팀은 습관성 유산에 관여하는 단백질 'ITI-H4((Inter-alpha trypsin inhibitor-heavy chain 4)'를 새롭게 발굴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단백질은 습관성 유산 환자 29명과 정상 여성 28명의 혈액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65% 이상의 습관성 유산 환자에게서 정상 여성보다 짧은 형태로 나타나는 특징이 관찰됐다.

습관성 유산은 임신 초기 20주 이전에 3번 또는 그 이상 연속적으로 유산되는 증상을 말하는데, 여성 불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유산을 경험한 여성 3명 중 1명은 습관성 유산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현재 혈액검사만으로 습관성 유산인지 여부를 알아낼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 중이며, 관련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백광현 교수는 "원인 모를 습관성 유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이번 연구 성과가 향후 습관성 유산의 예방과 치료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혈액검사만으로 습관성 유산을 미리 진단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불임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은 물론이고 습관성 유산을 정복하는 커다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은 '불임 및 생식의학 유전체 연구사업'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이뤄졌으며, 최근 열린 미국 생식의학회 및 유럽 산부인과학회에서도 발표됐다.

차병원 백광현 교수팀, 혈액검사만으로 습관성 유산 여부 진단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