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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환골탈태 '촉매'되다


[클라우드 폭풍-하]'서비스 DNA'로 체질 개선해야

IT서비스 업체들은 이제 '환골탈태'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기로에 서 있다. 위기와 기회의 양면을 갖춘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본격 도래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확산되고 나면 IT서비스 업체들은 좋든 싫든 그동안 고수해 왔던 사업 관행을 바꿀 수밖에 없다.

삼성SDS 정민교 R&D센터장은 "우리는 더 이상 전통적인 SI(시스템 개발)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단언한다.

국내 SI 시장이 갈수록 낮은 수익구조와 비효율적인 업무환경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단순 '개발'이 IT서비스 업체의 사운을 좌우하는 '기둥'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것이 정 센터장의 설명이다.

클라우드컴퓨팅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이제 변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됐다.

◆조직 'DNA' 바꿔야 산다

변화의 폭은 어느 때보다 크다. 클라우드가 유행처럼 확산되자 부랴부랴 꾸린 엉성한 '전담팀' 수준으로는 시장에서 제대로 살아남기도 힘들다.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회사 전체가 갖고 있는 엔지니어 혹은 개발자로서의 인식을 이제 서비스 사업자 마인드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주요 IT서비스 업체들은 조직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우리는 IT 기술업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그 부분은 분명히 인정한다"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점으로 전산실에 틀어박혀 개발에 몰두하던 '개발자 DNA'를, 이제 화려한 홀에서 직접 고객을 맞는 '서비스 DNA'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적극적인 인재 채용도 줄을 잇고 있다. 클라우드 전문가 및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전문가 채용은 물론, 그동안 제안-입찰-수주 순으로 진행됐던 영업 형태도 바꾸기 위해 새로운 피를 수혈하고 있다.

꼭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하나의 기술 트렌드를 쫒기 보다, 이를 기회로 전문 서비스업체로 변신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삼성SDS 클라우드컴퓨팅그룹 김의중 그룹장은 "우리 회사는 이미 4~5년전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동안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면서 실험을 거쳤고, 이제 고객에게 직접 서비스를 선보일 상용화 단계에 섰다"고 설명한다.

김 그룹장은 특히 "오래 연구했기에 우수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만큼 클라우드 서비스에 적합한 조직으로 서서히 변화해왔다는 의미"라고 강조한다.

SK C&C 클라우드컴퓨팅 사업 담당 손영윤 차장도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조직 '리빌딩'을 구상하고 있다. 개발과 영업으로 구분되던 조직을 '서비스'에 최적화된 조직으로 변화시키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LG CNS도 변화의 고삐를 죄는 중이다. 이 회사 인프라사업부문 클라우드전략 담당 송광수 부장은 "그룹의 인프라를 운영하면서 쌓아온 노하우에 더해 특정 산업에서 CNS가 갖는 강점을 접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갑' 노릇 버려야 산다

IT서비스 업체들이 그간 맺어왔던 '협력' 관계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 IT서비스 업체들은 중소 하도급 업체는 물론이거니와 하드웨어 및 솔루션 공급 업체들에게도 또 다른 '갑'이었다.

대형 IT서비스 업체가 대규모 정보화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면 입찰 제안서에 어떤 벤더의 제품을 써 넣는가에 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기 일쑤였다.

벤더들이 고객사와 SI업체 두 곳으로 '영업'을 해야 하는 것은 공공연한 관행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일반화되면 이같은 상황은 역전될 수도 있다.

어떤 시스템이 데이터센터에 있는지 더 이상 신경쓰지 않고 원하는 컴퓨팅 파워만을 유연하게 사용하는 것이 클라우드컴퓨팅의 기본 개념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서는 광범위하고 배타적이지 않은 제휴관계를 맺어야 한다.

◆참신한 '상품' 있어야 산다

이 모든 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IT서비스 업체들이 내 놓을 클라우드 서비스 자체가 참신하고 '상품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초기 단계인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붐이 지나고 난 후, 본격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열리면 팔릴만한 서비스를 기획하는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리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LG CNS 송광수 부장은 "현재로서는 '클라우드 서비스 플레이어'가 매우 많고 별 차별화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 시장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결국 얼마나 차별화된 서비스 상품을 제공하느냐에 달렸으며, 이는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 IT서비스 업체들이 유리한 면"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IT서비스 업체들도 지금은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를 상품화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까지 주요 업체들이 내 놓았거나 서비스하겠다고 알린 클라우드 서비스는 주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인프라 기반의 컴퓨팅 서비스다.

각자 '차별화' 했다며 설명한 서비스라 하더라도, 데이터센터 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고도분석서비스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이 역시 3사 모두 계획하고 있어 실제 차별화가 될 지는 의문이다.

LG CNS 송광수 부장은 "인프라 서비스는 벤더의 클라우드 전략과 대결했을 때 가격 경쟁면에서 약점이 있다. 물론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대규모 업체와도 규모의 경쟁 측면에서 밀린다"면서 "하지만 CNS의 경우 교통 및 의료 등 산업에 대한 특화된 경험을 갖고 있고, 이를 녹인 서비스를 기획한다면 충분히 부가가치도 높고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가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S 김의중 그룹장 역시 "중요한 건 '테마'를 찾는 것이다. SDS의 경우 전 인류의 관심사인 '헬스케어' 부문의 테마를 잡고 현재 바이오인포매틱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하려 한다"면서 "이같은 기획은 제품 제조 벤더나 외국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달리 산업에 노하우가 있는 IT서비스 업체의 강점"이라고 첨언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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