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쇄신특위가 사실상 쇄신안을 확정, 한달반 가량의 활동을 곧 마무리짓는다. 지난 4.29 재보선 패배에 이어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논란을 증폭시킨 '쇄신파동'이 제2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쇄신위는 29일 청와대와 내각 인적개편 등을 담은 쇄신안을 국회에서 비정규직법 처리가 완료되는 대로 당 지도부와 청와대 공식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를 거쳐 늦어도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경우 쇄신안은 이르면 1일 당 지도부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김선동 쇄신특위 대변인은 이날 "비정규직법 처리가 최대 현안이자 관심사"라며 "쇄신위는 비정규직법 처리 문제가 매듭지어지는 직후 쇄신안을 당내 절차를 밟아 청와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논란을 빚어온 쇄신안에는 ▲청와대 및 내각 인적 개편 ▲통합형 내각 구성 ▲현 정부 국정기조 전환 ▲정무장관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장 쟁점이 되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는 아직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친박 뿐 아니라 친이계 내부에서도 시각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른바 친이계 강경 쇄신파로 꼽히는 정두언 의원 등 7인 모임과 개혁성향의 초선모임인 민본 21, 친이재오계 등에서는 9월 전대를, 당 지도부 일부와 친박계에서는 내년 1월 전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와 관련, '조기 전대 개최 시점' 을 묻는 쇄신특위의 여론조사에서 설문에 참여한 74명의 의원 중 27명은 '10월 이전', 30명은 '10월 이후', 16명은 '필요없다'고 응답했다. 원외 당원협의회 위원장의 경우 44명 중 28명은 '10월 이전', 11명은 '10월 이후', 5명은 '필요없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조기 전대시기를 놓고 당내에 의견이 팽팽히 갈려 있어 활동을 종료하는 쇄신특위가 쉽게 결론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자칫 또 다른 '쇄신파동'을 몰고올 가능성이 높다.
친이계 내부에서도 쇄신안을 놓고 강온파로 나뉘어 있는데다 여기에 당 지도부 내에서도 입장이 갈려 있다. 단일 목소리를 내고 있는 친박계도 친이계와 입장을 달리 하고 있다. 현재까지 쇄신특위의 쇄신안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오는 1일 이후 쇄신안이 공개될 경우 계파간 또는 계파 내부간 갈등을 재점화시킬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수용 여부가 관심이다. 일각에선 쇄신특위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쇄신특위는 한차례 발표를 미룬 바 있다. 쇄신특위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한미정상회담차 미국 방문에 "정상회담 중 부담을 줄 수 없다"라는 이유로 발표를 연기했다.
미국 방문에 앞서 이 대통령은 '근원적 처방'이라는 화두를 던져 쇄신특위의 쇄신방향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의 '근원적 처방'에 대해 정치권에선 갖가지 해석이 제기됐으나 결국 '중도강화론' 등으로 귀결되는 듯 해 쇄신안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더욱이 청와대에서는 청와개 및 내각 인적개편 등이 포함된 쇄신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데다 국정전환 요구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는 기류다. 따라서 청와대의 수용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한 당 지도부 일부도 쇄신안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쇄신특위에 전권을 위임했다가 은근슬쩍 뒤집은 점도 이러한 분위기와 맥이 닿아 있다. 당 지도부 내에서도 사안마다 입장이 갈리고 있어 쇄신안 공개로 인해 지도부내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로 인해 강경 쇄신파의 반발은 불가피한 상황. 여기에 강경 쇄신파와 입장을 달리 하고 있는 당내 친이 온건파와의 대결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친이-친박간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점도 쇄신논란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주 내 쇄신특위의 쇄신안이 공개될 것으로 보여 당내는 점차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6월 임시국회 개회가 한달가량 늦춰진 데다 미디어법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권에 몰아칠 '쇄신파동'으로 국회 민생법안 처리는 더욱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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