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레이저룩' 써보니

휴대폰 선택기준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단연 '기능'과 '디자인'이다.

두 가지 모두 만족스럽다면 좋겠지만 기능을 위해 디자인을 희생하거나 디자인을 위해 기능을 희생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휴대폰 '레이저(RAZR)'를 3세대(3G) 휴대폰으로 새롭게 국내 출시했다. 바로 '레이저룩'이다.

'레이저룩'의 디자인은 2세대(2G) 휴대폰으로 출시된 '레이저'와 똑같다. 조금 달라진 점이라면 화상통화를 위해 폴더를 열었을 때 30만 화소 카메라가 하나 붙어있다는 것 정도다.

모토로라는 '레이저'를 새롭게 출시하며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잘 사용하지 않던 골드를 아낌 없이 사용했다. 아이보리 색상의 전면은 '레이저'만의 스타일을 그대로 표방하고 있다.

폴더를 열면 나타나는 금빛 키보드는 처음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약간 부담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레이저룩'은 확실히 튀어보인다.

'레이저룩'은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심혈을 기울였다. 동그란 방향키는 정밀 가공돼 마치 꽃무늬처럼 보이게 만들어졌으며 아주 얇은 금속판을 이용한 키패드는 '레이저' 고유의 스타일을 살려준다.

기능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내장된 카메라는 100만 화소로 최신형 휴대폰에 비해서는 한참 부족하다. 전면에 내장된 보조 LCD는 배터리 잔량과 날짜, 시간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다.

'레이저'에서는 지원하지 않았던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블루투스 주변기기와의 연결은 쉬운편이다. 이 외 SK텔레콤의 다양한 3G 서비스를 지원한다.

배터리 뒷 부분을 열면 마이크로SD 메모리 카드를 넣을 수 있는 슬롯이 준비돼 있다. 배터리를 빼지 않고도 손쉽게 메모리를 넣고 뺄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충전단자로 미니USB 규격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모토로라는 최근까지 TTA의 표준단자를 지원했지만 '레이저룩'에는 미니USB가 사용됐다. 덕분에 USB케이블만 있으면 휴대폰 충전과 데이터 교환까지 가능하다.

'레이저룩'은 40만원대에 출시됐다.

모토로라는 벽돌모양 휴대폰 일색이던 휴대폰 시장에 '스타택'을 출시하며 휴대폰 디자인 명가로 자리잡은 바 있다. '스타택' 역시 수년전 리메이크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새롭게 디자인된 스타택은 이미지만을 차용했지만 '레이저룩'은 조금 더 노골적인 리메이크를 표방하고 나섰다.

'레이저'가 진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최근 늘고 있는 폴더폰들을 보면 꼭 그런것만은 아니다. '스타택'에 이은 또 하나의 리메이크 휴대폰 '레이저룩'의 선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