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신문에 지상파방송사의 소유지분을 최대 20%까지 허용하는 방송법 개정안 조항(이하 20% 조항)을 둘러싸고 여야간 대립양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20% 조항을 민영방송에만 적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최근 한나라당 미디어특위 위원장 정병국 의원이 간담회를 열고 "MBC나 KBS 2TV 민영화 계획이 현재로는 없다"고 밝힌 이후 나온 의견이어서 주목된다.
방송법 개정안은 대체로 대기업과 외국자본, 신문사 등의 방송사 소유지분 제한을 완화해 다양한 자본진입을 허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 중 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대기업과 신문이 지상파 주식을 20%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미디어환경이 바뀌었으니 경직적인 규제 역시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반대하는 쪽은 'MBC를 민영화시켜 대기업과 족벌신문에 넘기려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22일 오전 한나라당 정책위 제6정책조정위원회(위원장 나경원 의원) 주최로 열린 '디지털 방통융합시대의 미디어산업 활성화' 공청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윤식 강원대 교수는 "논쟁의 수위를 디테일하게 해야 한다"며 "20% 조항을 KBS나 MBC 같은 특수법인에 적용하는 문제는 여야 협상에 맡겨두자"고 제안했다.
정윤식 교수는 "SBS와 지역민방에 대해서는 신문과 대기업의 자본 진입이 기업의 자산 가치를 확대하고 진입과 퇴출의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20% 조항은 존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특수법인인 KBS와 MBC의 소유 지분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간 협상에 일임하고 다른 지상파 방송 채널이나 특수법인의 디지털다채널(MMS)에 대해서는 20% 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문재완 한국외대 법대 교수도 "정부 여당이 여러 경로를 통해 KBS2TV나 MBC에 대한 민영화 계획이 없음을 밝혔으니, 오해를 풀기 위해서 20% 조항은 민영방송에만 적용하도록 개정안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완 교수는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지상파) 진출 여부 결정은 입법자의 재량이며, 다만 여론의 다양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문제"라며 "방송사업자 수에는 아무 변화없이 기존 방송사의 주인만 신문사나 대기업으로 바꾸는 것이라면 규제완화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도 '오해의 소지를 없애자'고 말했다. 그는 "특정 방송사를 겨냥한 조치가 아니라면 문제 있는 조항을 유보해 논쟁이 정치화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최영묵 교수는 "방송이 위기임은 분명하지만 소유제한 완화나 겸영 허용이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기에는 개정안이 갖는 위험성이 크다"며 "파급력이 상당한 내용의 법안을 논의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토론자로 참석한 MBC 정길화 정책협력팀장은 "20%가 어떻게 정해진 것인지 그 근거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이 없는데 민영방송에만 허용하자는 제안은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또한 "사후규제로 전환하려면 누구를 대상으로 얼마만큼 어떤 시장에서 어떻게 점유율을 규제할 것인가를 먼저 논의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태"라며 여당의 속도전을 경계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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