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당정청 고위급 인사들의 입을 빌려 '9월 위기설'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일에는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이 다시 한 번 위기설 진화에 나섰다.
이날 오전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김 차관은 "현 단계에서 9월 위기설 주장은 근거가 없다. 오히려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위기설의 근거를 반박했다.
또 "최근 환율 상승은 수급 요인에 따른 면도 있으나 심리적 쏠림 현상에 따라 과도하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의 대응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말라"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이어 "정부가 시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대란설은 과장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은행의 3개월 외화 유동성 비율이 100%를 넘고, 정부도 외화 유동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서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일명 '9월 위기설'은 외국인 보유 채권과 은행권 중장기 차입금 만기가 9월에 집중된다는 점을 근거로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로 자본수지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일시에 채권을 팔고 나가면, 외환 보유고가 부족해지고 금리와 환율이 급등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제기다.
그러나 외인들의 일시 이탈 가능성 등 근거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극명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최근 환율 급등에 외국인 주식순매도와 경상수지 적자 등 상승 요인에다 달러화 강세가 영향을 주고 있으나, 심리적 쏠림이 더해져 과도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이런 상황이 지속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고위급 당국자들을 통해 "과도한 심리적 쏠림으로 인한 환율 급변동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과 같이 한국은행과 공조해 적극적으로 시장 개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강력한 경고다.
정부는 증시 폭락에 대해서도 "변모한 주식시장 기초 체력이나 시장 주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과도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 속에서 외국인 매도 공세로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지만, 주요국 시장 상황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과민하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과거 경기 침체기에 비해 여신 연체율·어음 부도율·주택 가격 변화율에서 특별히 나빠졌다는 근거를 찾기 어렵고 ▲다른 신흥시장과 비교해 주가주식비율(PER) 등 가치 평가에 대한 매력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상장 대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고, 유가 하락과 수출 호조로 영업 전망 악화 가능성도 낮은데다 ▲주식형 펀드의 지속적 유입과 연기금 투자확대 계획 등 수요 기반도 양호한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즉, 시장 상황 악화가 아니라, 심리적인 불안감 확산이 증시 폭락을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최근 투자심리 약화로 시장기능이 위축됨은 물론 경제회복에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외국인 주식투자 및 펀드환매동향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각종 잠재 리스크가 위기설로 확대ㆍ재생산 되지 않도록 정확한 시장 상황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투자심리 안정 및 증시관련 수급 여건 개선을 위해 공모펀드의 증권거래세 면제 기한을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연장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채권 및 자금 시장 동향에 대해 "최근 국고채 금리는 5% 후반대에서 등락하고 있으나, 회사채를 중심으로 금리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 원인을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신용 리스크 증가, 9월 외국인의 국내 채권시장 이탈 가능성에 따른 채권매수 심리 위축 등에서 찾았다. 실제로 회사채 금리는 3년 만기 AA- 등급의 경우 지난해 말 6.77%에서 올해 6월 6.88%, 7월 말 6.91%, 8월 7.34%까지 올랐다. 이달 1일에는 7.46%까지 급등했다.
정부는 "시장금리 상승에 의해 기업과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채권시장과 중소기업 등 기업자금 시장의 안정을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며 "특히 채권시장에서 수급원인에 의한 불안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시 국고채 발행물량을 축소하고, 우량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신용보증기관의 지원등 정책금융 역할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정부가 9월 이후 발행 예정이었던 국고채는 약 21조원 규모다.
/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