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IPTV의 종합편성, 보도채널 사업을 할 수 있는 대기업 범위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자산총액 10조원 미만으로 결정하기까지 격론이 이어졌다.
방송통신위 서병조 융합정책관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을 제한하는 방안(1안) ▲자산 총액 20위 이상 이상의 대기업을 제한하는 방안(1-1안) ▲자산총액 50조 이상 기업을 제한하되 시청점유율을 30%로 제한하는 방안(2안) 등을 보고했다.
아울러 ▲자산총액 50조원으로 제한하는 방안(3-1안) ▲자산총액 8조원으로 제한하는 방안(3-2안) 등 총 5가지 방안을 보고하고, 위원들의 선택을 요구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들은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다. 오전 10시 시작한 회의는 11시40분 정회를 했고, 3시 속개된 끝에 최종 의결을 하기에 이르렀다.
언론노조 등 방송계에서는 대기업 기준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고, 일반 대기업 기준이 아니라 방송산업의 특수성에 따른 별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전경련 등 기업 측에서는 방통위가 초안에서 제시한 ‘10조원 미만’ 기준조차 규제가 강하다며 대기업 진입 조건을 더욱 완화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대기업 자산기준을 결정할 방송통신위에 시선이 쏠려 있었다.
이날 사실상 진입제한 철폐를 주장한 형태근 위원은 50조원(시청점유율 30% 제한)으로 진입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 위원은 "5개의 안이 있지만 방향성을 본다면 글로벌 스탠더드로 가느냐 아니냐의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국민의 시각에서 본다면 자산 규모가 10조원이든 30조원이든 구분할 필요조차 없다. IP 기반의 멀티미디어 사회를 선도하기 위해 진입장벽은 풀어야 하며 시청점유율 등 보완조치를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경자 위원은 가장 낮은 규모의 자산총액인 '5조원'을 주장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IPTV가 성공해야 하고, 성공이 방송전체의 발전을 가져오고 그러길 바라며, IPTV가 우리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 하지만 자본력이 IPTV와 IT 산업에 활력을 불러 넣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아니며, 인터넷 매체의 위력은 창의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자산규모 기준을 현재 2조 이상에서 최근 5조원으로 확대하는 것과 같이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 진입제한을 5조원으로 두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병기 위원은 다양한 방안에 대해 합의 가능성을 열어 뒀다. 그는 "과거 2002년 방송법 시행령에서 대기업 제한을 3조원으로 한 것을 지금의 경제력 등을 감안할 때 대기업 숫자를 놓고 보면 8조원 가량으로 제한하는 것이 기준선이 돼야 한다"면서 "경우에 따라 10조원, 5조원의 대안도 협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장중인 송도균 부위원장은 전화회의를 통해 "원론적으로 진입장벽을 풀어야 한다는 형태근 위원 말에도 공감하지만, 현실을 감안하면 제한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10조원 정도로 기준선을 올려놓는 방안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위원들간 논의가 제자리를 맴돌며 "다음 회의로 넘기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같은 상황이 연출되자 회의를 주재하던 최시중 위원장은 직접 스스로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얼마 전 OCED 장관회의를 하면서 느낀 것은 10년 전 오타와 회의와 서울회의가 엄청난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는 인터넷 경제로 압축해 얘기할 정도가 됐고, 인터넷의 1년은 전 시대의 10년, 20년에 맞먹는 시대가 됐다."
"예를 들어 SBS가 출범할 때 중소기업이 참여해야 한다고 해 태영 중심의 컨소시엄이 만들어졌는데, 지금 사업환경이 너무나 변했다. 5조니 8조니 하는 의미가 있나. 2~3년 뒤면 기업들의 자산 규모는 모두 10조 이상으로 넘어간다. 가장 바람직한 우리의 경쟁력은 IT산업이고, 그 힘이 어우러져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국가의 큰 원천이 된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규제장벽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10조원 정도로 합의해보자"고 제안, 마지막 타결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형 위원이 "방향성을 규제완화로 두어야 한다는 의견에 변함이 없지만, 환경변화에 따라 계속 시행령상의 기준을 바꿀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10조원 정도로 받아 들일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서며 '10조원' 결정이 이뤄졌다. 이경자 위원은 "5조원 기준은 소수의견으로 남겨달라"고 요구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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