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소진섭 기자] 충북 옥천군의회(의장 안효익)와 옥천군 공무원노조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공무원 명찰 패용 문제로 시작된 양쪽의 공방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것을 보면, 이제 명찰은 본질이 아니다. 그동안 쌓여온 불신과 소통 부재라는 불씨 하나에 폭발한 모양새다.
공무원의 명찰 패용은 특별히 논란이 될 사안이 아니다. 공직자 신분을 명확히 하고, 군민에게 책임 있는 행정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문제다.
의회가 공직사회 복무 실태와 관련해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의정활동 영역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지켜야 할 선이 있다. 감시와 견제가 지시와 통제로 변하고, 의정활동을 명분으로 공직자에게 과도한 자료 요구와 호출, 의전까지 요구한다면 그것은 별개라 할 것이다.
현재 옥천군 공무원노조가 주장하는 것도 명찰을 다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가 아니다.
지난 8월 초 군정 업무보고 준비 과정부터 이어졌다는 과도한 자료 요구와 직원 호출, 고압적인 언행과 의전 요구 등이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결국 의회 의장의 명찰 패용 발언은 그동안 쌓인 불만을 터뜨린 계기였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면, 안효익 의장은 군민 불편을 해소하고 공직사회 복무 질서를 확인하기 위한 정당한 의정활동을 공무원노조가 ‘갑질’로 몰아가는 것은 군민과 의회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입장이다.

양쪽 모두 자신들의 권한과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정작 군민이 궁금한 것은 따로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있었고, 누구의 어떤 행동이 갈등을 여기까지 키웠느냐일 것이다.
의회는 집행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관이다. 그렇다고 집행기관 위에 군림하는 기관은 아니다.
의회 권한은 군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지, 공직사회에 군림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다. 공무원 역시 의회의 정당한 자료 요구와 행정 감시를 불편하다는 이유로 거부할 수 없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고, 견제에는 존중이 전제돼야 한다.
우려스러운 것은 갈등을 풀어야 할 양쪽이 공개적인 공방으로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출근길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의장은 SNS를 통해 노조의 주장을 반박했다. 서로의 입장만 반복하는 사이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
의회와 공직사회가 대립하는 동안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군민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양쪽이 ‘명찰’ 하나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은 결코 생산적이지 않다.
이제는 노조가 제기한 부당한 지시와 과도한 의전 요구가 있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놓고 확인해야 한다.
의회 역시 의정활동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공직자에게 불필요한 부담이나 압박을 준 일은 없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잘못이 있다면 인정하고 바로잡으면 된다. 정당한 요구였다면 그 근거와 절차를 명확히 제시하면 된다. 그것이 책임 있는 태도다.
의회와 공직사회가 지금 되새겨야 할 것은 명찰 패용 규칙이 아니라 권한의 무게와 공직의 본분이다.
/옥천=소진섭 기자(oyas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