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남용 행위를 규율하는 요건을 완화한다. 가격을 '현저하게' 올리지 않았더라도 '상당한' 수준이면 남용으로 볼 수 있게 하고, 가격 인상뿐 아니라 가격을 결정하거나 유지하는 행위도 남용 유형에 넣는다.
공정위는 6일 이런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공정위는 개정 이유로 "변화한 경제 환경 및 집행 현실에 맞추어"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규정을 보완해 "남용행위에 대한 대응력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핵심은 가격남용 규정(시행령 제9조제1항)이다.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가격을 부당하게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그런데 시행령은 이 가운데 가격을 바꾸는 행위만 구체적으로 규정해 왔다. 개정안은 법 조문에 맞춰 가격의 결정·유지 행위도 가격남용 유형으로 추가했다.
성립 요건도 낮췄다. 현행 시행령은 가격을 수급이나 비용 변동에 비해 '현저하게' 올리거나 '근소하게' 내리는 경우를 가격남용으로 본다. 개정안은 '현저성' 요건을 '상당성'으로 완화했다. 공정위는 "법 집행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간 '현저성' 요건 때문에 가격남용 규정이 사실상 적용되기 어려웠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시행령 제9조제3항)에는 새로운 유형이 생긴다. 공정위는 "시장환경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신유형 법 위반행위를 규율할 수 있는 유형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기존 시행령과 고시 조항은 집행 실적에 따라 다시 나눈다. 자주 쓰이는 유형은 시행령으로 올리고, 활용도가 낮은 유형은 고시로 내린다.
소비자이익 저해행위는 시행령에 처음 구체적 유형이 생긴다(안 제9조제6항 신설).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시행령에는 그 유형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를 "입법공백"으로 규정했다.
개정안 담당 부서는 디지털공정거래정책과다. 플랫폼 등 디지털 시장의 독과점 사업자를 염두에 둔 개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