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영 기자] 전북 남원시가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실제 물류현장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하는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대규모 국가 실증거점 유치에 나섰다.

총사업비 약 1500억 원 규모의 '피지컬AI 자율형 통합물류 국가실증센터'가 목표다. 다만 아직 국가예산이 확보된 확정사업은 아니어서 국회 심의 단계의 예산 반영과 정부 설득이 사업 현실화의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남원시에 따르면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피지컬AI·로봇 글로벌 최강국 전북 대토론회'에서 국가실증센터 구상이 전북 피지컬AI·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5대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다.
이날 전북이 제시한 5대 핵심사업의 전체 규모는 약 1조 3000억 원이다. 차세대 메모리 기술과 자율비행로봇, 로봇 팜 팩토리, 로봇기업 육성, 통합물류 실증 등을 연구개발부터 산업현장 적용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이 가운데 남원은 물류 분야의 실증거점을 맡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피지컬AI는 기존 생성형AI처럼 텍스트나 이미지를 만드는 데 머물지 않고, AI가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판단한 뒤 로봇이나 기계장치를 직접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다. 물류센터에서는 여러 로봇이 물건을 옮기고 작업을 배분하거나 이동경로를 판단하는 기술 등이 대표적인 활용 분야다.
남원시가 구상하는 국가실증센터도 이 같은 기술을 실제 물류환경에서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피지컬AI 응용 연구개발과 사업화 지원을 비롯해 비정형 물류환경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로봇이 함께 움직이는 통합물류 실증, 실내·실외 이동과 최종배송을 연결하는 기술 검증, 기업지원과 전문인력 양성 등의 기능을 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남원은 광주대구고속도로와 순천완주고속도로가 연결되고 전라선 철도망을 갖춘 영호남 교통 요충지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일반산업단지와 농식품·제조·유통 분야 기업의 실제 물류 수요를 연결해 연구시설 안에서만 기술을 시험하는 방식이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반복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 정책 방향도 피지컬AI 실증 확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제시하고 피지컬AI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2027년 정부예산안의 피지컬AI 관련 투자는 올해 9000억 원에서 3조 1000억 원으로 확대됐으며, 이 가운데 약 5000억 원이 민간·공공 8대 분야 실증사업에 편성됐다.
남원으로서는 정부가 피지컬AI의 산업현장 실증을 확대하는 시기에 물류 분야 국가거점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예산 확보가 남아 있다.
남원시는 지난달 국회 예산심의 대응사업으로 이 국가실증센터를 포함했지만, 당시 2027년도 정부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여서 국회 단계에서 추가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
센터가 실제 국가사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비 확보뿐 아니라 전북이 추진하는 다른 피지컬AI 사업과의 역할 구분, 참여기업 확보, 실제 물류 수요를 활용한 실증모델 구체화도 뒤따라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이번 국회 토론회를 통해 5대 사업의 2027년 국가예산 반영과 관계부처 협업을 요청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개별 사업의 기능을 명확히 하고 기술개발부터 실증·사업화로 이어지는 연계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남원시는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테크노파크, 대학·연구기관, 관련 기업과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관계부처 및 국회를 상대로 국가예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양충모 남원시장은 "남원의 지리적·물류적 강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남부권의 피지컬AI 물류 실증거점을 구축하겠다"며 "첨단기업 유치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1500억 원 규모 실증센터 구상이 실제 남원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첫 예산의 물꼬를 트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기업이 실제 기술을 시험하고 사업화까지 이어갈 수 있는 물류 실증환경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계하느냐가 국가거점 유치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최영 기자(press140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