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만 안 올라"...프랑스 시민 60만명 평일 대규모 시위

"임금만 안 올라"...프랑스 시민 60만명 평일 대규모 시위

임금 인상·공공서비스 개선 요구⋯학교·교통·관광시설 마비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프랑스에서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악화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또 벌어졌다. 평일에도 60만명 넘게 거리로 나서면서 학교와 교통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고물가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파리와 리옹, 마르세유 등 프랑스 전역에서 임금 인상과 생활비 부담 완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오후 5시까지 60만명 넘게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주최 측인 노동총동맹(CGT)은 참가자가 160만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세 차례 열린 주말 시위 참가자 55만명, 41만명, 32만명(정부 추산)을 웃도는 규모다.

시위대는 물가가 급등하는 동안 임금과 연금은 제자리걸음이라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주요 노조는 공동성명에서 "연료와 식품, 임대료, 전기료까지 모든 것이 오르고 있다"며 "임금과 연금만 오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소피 비네 CGT 사무총장도 "기다릴수록 청구서만 늘어날 뿐"이라며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노조는 최저임금 인상과 교육·의료 등 공공서비스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들도 파업에 동참했다. 프랑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고등학교 3700곳 가운데 81곳이 학생들의 봉쇄로 문을 열지 못했다. 학생 단체는 1000곳 이상에서 정상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교사 파업 참여율은 약 16%로 집계됐다.

주요 관광시설도 문을 닫았다. 파리 에펠탑과 개선문이 임시 폐쇄됐고, 루브르 박물관 일부 전시실도 운영을 중단했다. 철도와 대중교통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원자력발전소 가동률도 떨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 리옹에서는 차량에 불이 붙고 경찰이 최루가스를 발사했다. 파리에서도 행진 도중 쓰레기통 등에 불이 났다. 당국은 폭력 사태에 대비해 전국에 경찰 7만명을 배치하고 장갑차와 드론 등을 투입했다.

시위가 확산하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오는 9일 노동계 및 사용자 단체와 만나 임금과 생활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와 재정 불안이 겹치면서 임금 인상과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 측근은 "앞으로 몇 주간 목표는 시위 확산을 막고 최대한 안정된 상황에서 대선을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