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특검법' 통과…국힘, 장외 총력전 돌입

'조작기소 특검법' 통과…국힘, 장외 총력전 돌입

한 달 만에 거리로…'李 재판' 공세 집중
필리버스터 저지 실패…장외 여론전 확대
'장동혁 노선' 이견에도 "특검 반대" 한목소리
주말 도심 집회·청와대 앞 시위…결집력 시험대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이재명 재판취소악법 강행처리 국민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조작기소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민의힘의 대여투쟁도 장외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지난달 장외집회가 민생·안보·사법 현안을 아우르는 대정부 규탄 성격이었다면,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6일 특검법 표결을 앞두고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주말 도심 집회와 다음 주 청와대 앞 시위 등을 통해 반대 여론을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도 법안 처리를 막지 못한 만큼 원내 대응과 함께 장외 여론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 장동혁 대표의 정치적 노선과 당 운영 방식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는 가운데 특검법 반대와 장외투쟁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다만 특정 법안에 대한 반대가 곧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단일대오 형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주말 도심 집회와 다음 주 청와대 앞 투쟁에서 의원들의 참여와 공동 대응이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3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심판 민생회복·안보수호 국민행동대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는 가운데, 장동혁 대표가 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26.10.03 [사진=김민지 기자]

정부 실정 규탄에서 '李 재판'으로…한 달 만에 장외투쟁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이재명 재판취소 악법 강행처리 국민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장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기현·주호영·성일종·이철규·윤재옥·주진우 의원 등 현역 의원 50여명이 참석했다. 양향자·김민수 최고위원 등 원외 지도부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국민의힘이 대규모 규탄집회를 다시 개최한 것은 지난달 3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심판 민생회복·안보수호 국민행동대회'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검찰청 폐지에 따른 형사사법체계 개편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부동산 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내세웠다. 국정감사를 사흘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장외에서 정부의 분야별 정책을 비판한 뒤 국회 국정감사로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었다. 이 대통령의 재판 문제도 당시부터 주요 비판 대상이었다.

이번에는 조작기소 특검법이 실제 국회 문턱을 넘었다는 점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추진한 조작기소 특검법을 재석 의원 168명 중 찬성 167명, 반대 1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전날 법안 상정 이후 시작된 필리버스터도 범여권 주도로 종결됐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 등 국가기관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논란이 됐던 특검의 공소유지 여부 결정권과 기존 사건의 이첩 요구권도 법안 심사 과정에서 삭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관련 조항을 삭제했더라도 특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인사들과 관련된 사건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필리버스터를 통한 법안 저지가 무산된 만큼 장외에서 특검법의 문제점을 알리고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압박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 대표의 이날 발언도 이 대통령의 재판 재개와 특검법 처리 문제에 집중됐다.

장 대표는 "2026년 11월 6일 오늘은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사망한 날"이라며 "오늘은 이재명만 살고 대한민국이 죽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을 지킬 의지가 없는 대통령에게는 탄핵만이 답"이라며 "이재명이 더 이상 헌법을 파괴하기 전에 이재명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원내대표도 "공소취소는 탄핵의 길이고 하야의 길이며 정권 퇴진의 길"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 정점식 원내대표등 참석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이재명 재판취소악법 강행처리 국민규탄대회에서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국힘 장외집회, 장동혁 '개인투쟁' 우려…'조작기소 특검법'은 공통분모

국민의힘이 지난달 장외집회를 추진할 당시 당내에서는 집회 필요성을 놓고 이견이 있었다. 정부의 민생·안보 정책과 검찰청 폐지에 대한 비판에는 공감하면서도, 장외투쟁이 장동혁 대표 개인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행사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만큼 원내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특검법 반대라는 공통의 목표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지난번에는 당 지도부가 진성 당원이나 골수 지지층을 모으려는 성격이 강해 반감도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에는 특검법 반대라는 공동분모가 있다"고 분석했다.

장 대표의 정치적 노선이나 당 운영 방식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특검법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인 만큼 집회 참여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 9월 29일 의원총회에서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데 이어 이번에도 필리버스터와 장외투쟁을 함께 추진했다.

김 교수는 "장동혁 대표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 비판하고 있지 않느냐"며 "그런데도 장외집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자기 지역구 유권자들이 좋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지난번보다는 더 많이 모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죄 판결도 보수 진영의 결집을 이끌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오 시장이 무죄를 받으면서 보수가 결집해야 한다는 명분도 생겼다"며 "이번에는 뚜렷한 목적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원들이 더 모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특검법에 반대해 집회에 참석하는 것과 장 대표의 지도력을 지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검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의원들이 장외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지, 그동안 장 대표와 거리를 둬온 의원들까지 동참할지가 당내 결집 정도를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특검법 반대라는 공동의 목표가 당내 노선 갈등을 얼마나 봉합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울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법안 저지에서 여론전으로…장외투쟁 성과가 관건

국민의힘은 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1번 출구 인근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한다. 이어 9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1인 시위를, 10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장 대표는 이날 규탄대회에서 "내일은 오후 3시 경복궁역으로 나가서 싸우겠다"며 "오늘의 함성보다 10배 큰 함성으로 내일 다시 만나겠다"고 지지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국민의힘의 장외투쟁은 특검법 통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의석수 열세로 원내에서 법안 처리를 저지하지 못한 만큼 이제는 장외에서 반대 여론을 확산하고 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압박하는 등 후속 대응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의 처리 결과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지는 불투명하고, 장외집회가 법안 처리 결과를 직접 바꾸는 수단도 아니다. 결국 장외투쟁을 통해 얼마나 많은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내느냐가 향후 대응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장외투쟁의 성과를 법안 저지 여부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그는 "지난번 집회와 이번 집회를 성과의 연장선에서 볼 필요는 없다"며 "장외집회는 정치적 상황과 판단에 따라 반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에 성과가 있었느냐 없었느냐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를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라 왜 장외로 나가게 됐느냐는 원인을 봐야 한다"며 "입법부라는 제도권 안에서 다수당에 의해 모든 것이 만들어지는 상황이라면 야당 입장에서는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외집회 자체가 야당의 주장을 알리는 수단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장외집회는 언론이나 매체에서 다루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정부가 압박을 받고 바로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성과가 없었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정부의 입장을 당장 바꾸지 못하더라도 국민에게 문제를 알리는 효과는 있다는 취지다.

다만 향후 투쟁의 규모와 방식은 집회에 대한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사람이 생각했던 것보다 적게 모일 수도 있고, 호응이 적을 수도 있고, 국회의원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도 있다"며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지금은 어떻게 재단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외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것도 지난번에 했던 것"이라며 "전략적이라는 것은 제도권에서 답이 없으니 제도권 밖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현 정부의 문제점을 알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회 장소나 형식보다는 참여 규모와 현장의 반응에 맞춰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상황에 따라 단식이나 삭발 등 다른 투쟁 방식이 등장할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이는 일반적인 장외투쟁의 변수에 대한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장외투쟁과 별개로 국회 예산안 심사에는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제출한 8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158개 사업을 문제 사업으로 지목하고 최소 30조원 감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특검법 반대 투쟁과 예산심사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