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7개월 딸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친부 구속 송치

생후 17개월 딸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친부 구속 송치

5개월간 홀로 방치해 영양실조 사망 초래…'아동학대살해죄'로 죄명 변경
경찰 "사망 가능성 인식하고도 구호 조치 안 해"…미필적 고의 인정

[아이뉴스24 임정규 기자] 생후 17개월 된 딸을 집에 홀로 방치하고 제대로 먹이지 않아 끝내 숨지게 한 30대 친부가 검찰에 넘겨졌다.

공소청으로 넘겨지는 A씨. [사진=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5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유기·방임) 혐의로 친부 A씨를 수원지방공소청 평택지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올해 5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평택시 소재 자택에서 생후 17개월 된 딸 B양에게 이유식 등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지 않은 채 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경찰은 A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했으나, 아이가 숨질 위험을 알고도 방치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혐의를 아동학대살해죄로 변경했다.

조사 결과 A씨 부부는 야간 택배 배송 일을 하러 가면서 어린 B양을 집에 혼자 두었으며, 지난 10월 초 아내 C씨가 다툼 끝에 집을 나간 뒤에도 방임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양이 사망하기 열흘 전부터 다른 직장에 출근하면서 출퇴근 전후로만 분유를 줬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육안으로도 심하게 마르고 쇠약해진 B양의 상태를 보며 "건강이 나빠져 사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보호 의무가 있는 A씨가 딸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를 충분히 인식하고도 식단을 개선하거나 병원 진료를 받게 하는 등 구호 조치를 전혀 하지 않은 점에 비춰 살해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A씨 부부는 주변에 양육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경찰 조사에서 "양가 부모와는 왕래가 없고,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은 알아봤으나 대기자가 많아 보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지난 달 28일 오후 10시쯤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직접 119에 신고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B양은 폭행 등 별다른 외상은 없었으나 심한 영양 결핍 상태였으며 끝내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영양 결핍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한 상태다.

경찰은 가출 전 A씨와 함께 B양을 방치하고 영양 공급을 소홀히 한 친모 C씨도 아동복지법 위반(유기·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평택=임정규 기자(jungkui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