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남편·외국인 아내' 국제결혼 17년 새 43%↓…다문화 가족 지형 바뀐다

'한국인 남편·외국인 아내' 국제결혼 17년 새 43%↓…다문화 가족 지형 바뀐다

다문화 혼인 5쌍 중 1쌍은 '한국인 아내'…외국인 남편 출신국 1위는 미국
다문화 출생 2012년 정점 대비 42%↓…가족 내 사망은 10년 새 87%↑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아내가 결합하는 전통적 국제결혼이 17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다문화 혼인 5쌍 중 1쌍은 한국인 아내와 외국인·귀화자 남편의 결합이고, 남편의 출신국은 미국이 가장 많았다. 국제결혼이 줄면서 다문화 출생도 정점 대비 40% 넘게 감소했다. 결혼 1세대가 나이 들면서 다문화 가족 내 사망은 빠르게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5일 발표한 ‘2025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혼인은 2만1399건으로 1년 전보다 51건(0.2%) 줄었다. 전체 혼인이 24만326건으로 8.1%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전체 혼인 중 다문화 비중은 8.9%로 0.7%포인트 낮아졌다.

2025년 다문화인구동태 통계

장기적으로 보면 감소 폭이 더 크다. 다문화 혼인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08년 3만6629건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는 이보다 41.6% 적다. 감소는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귀화자 아내의 혼인에 집중됐다. 이 유형은 2008년 2만7987건에서 지난해 1만5852건으로 43.4% 줄었다.

한국인 아내와 외국인·귀화자 남편의 혼인은 지난해 4133건이었다. 코로나19 입국 제한으로 2020년 3114건까지 줄었다가 회복하고 있지만, 2016년 이후 대체로 연 4000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문화 혼인 중 비중은 19.3%로 5쌍 중 1쌍꼴이다. 다문화 혼인을 한 외국인·귀화자 남편의 출신 국적은 미국(1462건)이 가장 많았고, 중국(1203건), 베트남(765건), 캐나다(324건) 순이었다.

미국 국적 남편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국가데이터처 혼인통계에서 한국인 아내와 외국인 남편의 혼인을 보면, 미국인 남편은 1990년대 이후 연 1100~1700건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반면 2005년 3423건이던 일본인 남편은 지난해 190건, 5037건이던 중국인 남편은 843건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미국·캐나다·영국 등 서구권 8개국 남편의 비중은 2005년 18.2%에서 지난해 46.1%로 높아졌다.

아내의 출신 국적 구성도 달라졌다. 베트남 출신 아내와의 다문화 혼인은 5409건으로 335건 줄었다. 중국(3224건)은 176건, 태국(1960건)은 188건 감소했다. 반면 일본 출신은 1494건으로 306건(25.8%), 라오스 출신은 462건으로 162건(54.0%) 늘었다. 남편이 10세 이상 연상인 부부의 비중은 36.1%로 1.2%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출생기준 한국인 간 혼인(2.7%)의 13배 수준이다.

혼인 감소는 출생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다문화 출생아는 1만3347명으로 69명(0.5%)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출생아는 25만4341명으로 6.7% 늘었다. 전체 출생아 중 다문화 비중은 5.2%로 0.4%포인트 낮아졌다. 다문화 출생아는 2012년 2만290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1년 연속 줄었다. 2024년 1만3416명으로 10.4% 늘었지만 반등은 1년에 그쳤다. 지난해 출생아는 정점보다 41.7% 적다.

출생 감소도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아내 가정에서 두드러졌다. 출생기준 한국인 아버지를 둔 다문화 출생아는 2012년 1만8983명에서 2024년 9079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아버지를 둔 출생아는 3322명에서 3974명으로 늘었다.

다문화 이혼은 8104건으로 112건(1.4%) 늘었다. 전체 이혼이 8만8130건으로 3.3% 줄어든 것과 반대다. 전체 이혼 중 다문화 비중은 9.2%로 0.4%포인트 올라 2018년(9.4%) 이후 가장 높았다. 외국인 아내와의 이혼이 4263건으로 274건(6.9%) 늘었다. 결혼생활 지속기간이 5년 미만인 이혼의 비중은 33.4%로 1년 전보다 2.1%포인트 올랐다. 출생기준 한국인 간 이혼(14.6%)의 두 배를 넘는다.

다문화 가족 내 사망자는 3257명으로 123명(3.9%) 늘었다. 전체 사망 증가율(1.2%)을 크게 웃돈다. 2015년 1744명과 비교하면 10년 새 86.8%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사망 증가율은 31.6%였다. 사망자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는 236.8명으로 출생기준 한국인 가족(113.6명)의 두 배를 넘었다. 사망자의 62.5%는 출생기준 한국인이었다. 나이 차가 큰 국제결혼 1세대에서 한국인 남편이 먼저 숨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다문화 가족 지원 정책을 둘러싼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엑스(X)에 "다문화가정이 내국인가정에 비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필요한 정책"이라면서도 "일부 정책이 본래 취지를 벗어난 과잉으로 특혜에 이르거나 내국인가정에 대한 역차별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썼다. 이번 통계는 결혼이민 여성 가정 중심으로 그려져 온 다문화 가족의 구성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