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2차 파업을 준비하며 조합원들의 참여 여부를 실명으로 확인해 논란이 예상된다.

집행부는 실제 참여 인원 등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란 입장이지만, 사실상 파업 참여를 압박하기 위한 블랙리스트 작업과 다름없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6일부터 시작되는 2차 파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서별 조합원들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초대하고 파업 참여 의사를 확인했다. 이번 파업의 1차 참여 대상은 품질관리(QC) 테스팅·품질보증(QA)·물류 부서와 생산 부서 내 간접지원 직무 조합원들이다.
문제는 파업 참여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 기명투표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노조 집행부와 다른 조합원들에게 개인별 응답이 공개되면 불참 의사를 밝히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참여 여부를 묻는 조사가 사실상 참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일부 조합원들은 단체대화방에서 "파업 참여 투표를 실명으로 하는 건 처음 듣는 이야기", "실명으로 참여 의사를 밝혀야 임금 보전을 해주느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기명투표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조합원들이 주변의 압박 없이 의사를 밝힐 수 있도록 비밀·무기명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 있다. 노동조합법 제41조는 쟁의행위를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따른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이미 파업을 결정한 상태에서 부분 파업 참여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인 만큼, 해당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다만 노동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보호해야 할 노조가 조합원의 선택을 공개하도록 해 부담을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별 파업 참여 여부를 실명으로 파악하는 건 악용의 소지도 있다. 조사 결과로 불참자를 구분하고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파업 불참자 명단을 관리하고, 향후 강제 전배나 해고 논의 때 이들을 우선 대상으로 제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른바 '블랙리스트'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노조는 실제 파업 참여 인원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일 뿐 정당한 절차란 입장이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위원장은 "파업 참여 여부를 파악해야 하고, 파업을 무기명이나 익명으로 할 수는 없다. 상식적인 이야기"라며 "참여 여부를 모르면 노동조합에서 전략 수립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