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수석부회장 100일] ③사업은 나눴지만 지분은 연결⋯한화에너지의 향방

[김동관 수석부회장 100일] ③사업은 나눴지만 지분은 연결⋯한화에너지의 향방

한화에너지, 한화·한화M&S 지분 동시 보유
세 형제 지분 80% 보유…독립경영 이해관계 맞물려
2031년으로 알려진 상장 시한이 지배구조 변수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한화그룹 세 형제 사이에 인적분할 이후 첫 지분 이동이 이뤄졌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이 막내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의 공개매수에 주식을 넘기면서다.

김동선 사장이 한화M&S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형제 간 직접 지분은 일부 정리됐다. 다만 세 형제가 공동 소유한 한화에너지가 한화와 한화M&S 지분을 모두 보유해 지배구조의 연결고리는 남았다. 지배구조의 연결고리는 그대로 남았다. 한화에너지 지분과 상장 문제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독립경영의 마지막 과제로 꼽힌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부터),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사진=한화그룹]

김동선 사장은 지난 4일 공개매수 결과보고서를 통해 한화M&S 보통주 2297만5541주를 주당 8000원에 매수했다고 밝혔다. 투입한 금액은 약 1838억원이다. 지분율은 5.81%에서 32.99%로 높아져 한화에너지(23.94%)를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

김동관 수석부회장은 676만2000주, 김동원 부회장은 338만1000주를 공개매수에 넘겼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보통주 지분율은 각각 10.55%에서 2.55%, 5.81%에서 1.81%로 낮아졌다. 김 수석부회장이 보유한 우선주 104만8477주는 그대로다.

특수관계인이 아닌 주주들은 1283만2541주를 응모했다. 전체 응모 물량은 매수 예정 물량의 87.7%로, 김 사장은 응모 주식을 모두 사들였다. 공개매수 뒤 특수관계인 합산 보통주 지분율은 75.51%로 높아졌다.

공개매수 기간 한화M&S 주가는 제시 가격인 8000원을 밑돌았다. 시장에서 파는 것보다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유리했지만 상당수 일반주주는 주식을 보유하는 쪽을 택했다.

한화에너지, 한화·한화M&S 지분 동시 보유⋯연결고리 그대로

공개매수로 김동선 사장의 지배력은 강화됐지만 형제들의 이해관계는 한화에너지를 통해 여전히 맞물려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50%, 김동원 부회장이 20%, 김동선 사장이 10%를 보유한 비상장사다. 나머지 20%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가 운용하는 FI 컨소시엄 몫이다.

한화에너지 지분 관련 쳇GPT 이미지 [사진=쳇GPT]

한화에너지는 한화 보통주 23.5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면서 한화M&S 지분 23.94%도 갖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에는 응하지 않았다. 한화시스템 12.80%와 한화임팩트 52.07%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 지분율을 단순 환산하면 김동관 수석부회장은 한화M&S 지분 약 12%를 간접 보유한 셈이다. 공개매수 뒤 남은 직접 지분 2.55%보다 크다. 김동선 사장도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 지분 약 2.4%에 간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다.

직접 연결도 남아 있다. 김동선 사장은 한화 지분 5.72%를 보유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도 한화 12.04%와 한화M&S 12.24%를 각각 들고 있다.

한화M&S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 49.80%만 보유한 점도 별도로 풀어야 할 과제다. 지주회사가 비상장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 공정거래법상 요건에 0.2%포인트 못 미친다.

남은 카드는 한화에너지 상장⋯2031년 시한

지배구조 정리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수는 한화에너지 상장이다.

온라인 가상전시관 '한화에너지이노베이션' 메인 화면. [사진=한화그룹]
한화에너지가 준공한 말레이시아 추핑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사진=한화에너지]

김동원 부회장과 김동선 사장은 지난해 말 한화에너지 지분 5%와 15%를 FI 컨소시엄에 넘겼다. 거래 금액은 각각 약 2764억원과 8291억원으로 총 1조1055억원이다.

당시 투자계약에는 2031년 말까지 한화에너지를 상장하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화에너지가 회사채 투자설명서에 공개한 내용은 FI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까지다. 상장 시한과 세부 조건은 공시하지 않았다.

상장이 이뤄지면 김동원 부회장과 김동선 사장이 남은 지분 일부를 구주매출로 유동화해 추가 지분 정리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의 자회사가 아닌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상장 자회사를 다시 상장하는 통상적인 중복상장 구조와도 다르다.

그러나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 상장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척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화와 한화에너지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상장 계열사 주가에 묶인 몸값⋯일반주주·FI 셈법 엇갈려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는 보유한 상장 계열사 지분 가치와 맞물려 있다. 한화·한화M&S·한화시스템 보통주의 시장가치는 지난 3일 종가 기준 약 2조8718억원이다. FI의 매입 가격을 전체 주식에 단순 적용한 한화에너지 지분가치 약 5조5274억원의 절반을 웃돈다.

한화에너지가 상장하면 계열사 가치가 한화에너지 주가에도 반영되는 구조가 된다. FI는 높은 기업가치로 상장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향후 합병이나 계열사 간 지분 거래가 추진되면 거래가격을 둘러싸고 상장 계열사 일반주주와 이해가 엇갈릴 수 있다.

한화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화그룹]

한화M&S 일반주주의 셈법도 남아 있다. 공개매수가 8000원은 신고 직전 종가보다 31.6% 높지만 재상장 평가가격 1만7040원보다는 53.1% 낮다. 김동선 사장은 현 단계에서 자발적 상장폐지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국 한화 3형제의 사업은 갈라졌지만 지분은 아직 한화에너지에서 만난다. 공개매수는 직접 지분을 정리하는 첫걸음이다. 한화에너지 상장이나 보유 지분 조정 과정에서 FI와 일반주주의 이해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독립경영 완성도를 가를 전망이다.

[김동관 수석부회장 100일]

①방산·조선·에너지 재정렬…성장과 안전 시험대

②美 함정 첫 수주…필리조선소 시험대

③사업은 나눴지만 지분은 연결…한화에너지의 향방

④수주 다음은 수익…김동관의 다음 승부는 '투자의 결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