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쿠팡이 잇단 악재에 적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과징금과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이 겹치면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1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추가 제재도 남아 있어 연간 적자가 2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류망 구축을 위한 '계획된 적자'를 감수하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사고 수습 비용과 과징금 부담에 따른 '규제형 적자'에 직면한 모습이다.

쿠팡은 가격·배송 경쟁력과 와우 멤버십 혜택에 대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고객과 물동량을 늘려 물류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내년 주력사업의 성장률과 수익성 회복을 예고했다.
과징금·화재 겹쳐 누적 적자 1.8조원…추가 제재도 변수
4일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발표한 연결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99억6200만달러(약 14조220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달러 기준 7%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 증가율은 11%다.
반면 영업손실 4억5000만달러(약 642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3545억원, 2분기 8350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적자다. 각 분기 원화 환산액을 합산한 누적 영업손실은 1조8318억원으로, 2023~2025년 합산 영업이익 1조8987억원에 육박한다.
2분기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과징금 약 6247억원이, 3분기에는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 약 3540억원이 반영됐다. 화재 비용을 제외해도 3분기 영업손실은 약 2883억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쿠팡이츠의 입점업체 최혜대우 요구와 끼워팔기 혐의를 심의하고 있다. 각각 입점업체에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지 않은 거래조건을 요구했는지, 와우 멤버십과 앱 이용환경 등을 통해 쿠팡이츠 이용을 강제했는지가 쟁점이다.
지난 6월 제시된 최혜대우 요구 사건의 예상 과징금은 250억~420억원이다. 끼워팔기 사건은 관련 매출액에 상한율을 단순 적용한 약 2100억원의 추정치가 거론되지만, 최종 위법 여부와 제재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원화 환산액을 합산한 누적 손실 기준으로 연간 영업적자 2조원까지 남은 금액은 1682억원이다. 4분기 영업손익과 추가 제재 비용의 반영 여부에 따라 연간 적자가 2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규제당국의 대규모 과징금 처분은 사후 취소되거나 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특히 고객 신뢰 기반의 유통기업은 처분 공표 즉시 치명적인 낙인효과를 입어, 추후 재판 과정을 통해 처분이 뒤집혀도 훼손된 브랜드 가치와 유무형 손실을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 늘어도 마진 하락…고정비·마케팅 부담
로켓배송 등 주력 쇼핑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의 3분기 매출은 83억7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반면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는 3억8500만달러(약 5495억원)로 45% 감소했고, 마진은 4.6%로 약 4.2%포인트 낮아졌다.
쿠팡은 공급망 차질과 사고 이전 수요에 맞춰 구축한 설비의 고정비 부담, 고객 복귀를 위한 마케팅 확대를 원인으로 꼽았다. 물동량이 예상에 못 미치면서 설비 가동률과 비용 절감 효과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활성고객은 2520만명으로 전년 동기와 직전 분기보다 각각 50만명 늘었다. 고객 1인당 매출도 323달러에서 332달러로 증가했다.
김 의장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신규 회원 유입은 회원 수 공백을 충분히 메우고 남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복귀하지 않은 고객의 영향이 남아 있고, 신규 회원의 지출 확대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격·배송 투자 지속…"내년 수익성 회복"
쿠팡은 고객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 회사에 따르면 와우 회원 수는 전년 동기와 직전 분기 대비 모두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패션 상품을 결제 전 7일간 먼저 입어보는 "입어보고 결제" 등 혜택도 확대했다.
3분기 로켓배송 상품 품목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로켓프레시 취급 물량은 프로덕트 커머스 전체 성장 속도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늘었다.
김 의장은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을 최저 가격과 최상의 배송 서비스로 폭넓게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인 복리 성장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물류 현장에서는 AI 카메라와 포장 크기를 자동 조절하는 설비를 연계해 작업 시간과 포장재 낭비를 줄이고 있다. 김 의장은 "내년에 프로덕트 커머스 마진이 사고 이전 수준에 근접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대만 등 성장사업 투자도 확대한다. 대만 와우 회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쿠팡은 대만 인프라 구축을 가속하기 위해 올해 성장사업 부문 연간 조정 에비타 손실 전망의 상단을 기존보다 5000만~1억달러 높였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고정환율 기준 연결 매출이 13~14% 증가하고, 연결 조정 에비타 마진은 직전 분기보다 0.5~1.5%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 구매 확대와 물류 효율 개선, 추가 제재의 비용 반영 여부가 향후 적자 규모를 가를 전망이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