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프레딕트 "사람은 목표만 제시하는 AI 자율공장 2028년 구현"

[인터뷰] 원프레딕트 "사람은 목표만 제시하는 AI 자율공장 2028년 구현"

최재훈 원프레딕트 최고기술책임자 인터뷰
"AI가 판단·실행하는 공장⋯제조 특화 AI로 기업 도입 문턱 낮출 것"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오는 2028년에는 사람이 생산 목표만 제시하면 인공지능(AI)이 제조 공정의 상황을 판단하고 설비를 직접 제어하는 기술이 구현될 전망이다. 산업 AI 기업 원프레딕트가 추진하는 'AI 네이티브 팩토리'의 최종 목표다.

최재훈 원프레딕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원프레딕트]

최재훈 원프레딕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3일 서울 서초구 원프레딕트 본사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사람은 목표만 던져주고 AI가 완전 자율적으로 제조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목표"라며 "완전한 자율성을 담보하는 건 2028년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생산·품질·정비 등 제조 현장의 의사결정과 실행을 주도하는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CTO는 "기존 스마트팩토리는 정해진 조건에 따라 행동하도록 만든 자동화"라며 "반면 자율화는 환경과 조건이 변했을 때에도 맥락을 이해하고 적응성 있는 답을 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설비 고장 예측에서 공장 전체로…매출 3배 이상 증가

원프레딕트는 2016년 윤병동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가 설립한 산업 AI 기업이다. 설비 건전성 예측·관리(PHM) 연구를 기반으로 출범해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예지보전(PdM) 기술을 상용화했다.

현재는 개별 설비 고장 예측뿐 아니라 생산·품질·정비·에너지 관리 등 제조 현장 전반으로 AI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원프레딕트 지난해 연결 매출은 약 28억원으로 전년 약 8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연간 매출의 약 1.6배를 기록했다.

원프레딕트는 3개년에 걸친 AI 자율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인간의 개입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부터 내년 초까지는 AI가 공정 상태를 분석하고 제어 정보 변경을 제안하면 사람이 최종 승인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사람이 AI의 판단을 확인하고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다.

2027년에는 AI가 의사결정과 실행을 수행하되 사람이 결과를 감독하는 수준으로 발전시킨다. 2028년에는 사람이 생산 목표만 제시하면 AI가 공정 상황을 판단하고 필요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최 CTO는 "2027년을 원년으로 사용자가 감독자로 개입하는 수준까지는 진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2028년에는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적응성을 갖고 의사 판단을 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율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제어 안전성 확보 관건…'그레이박스'로 고장 원인 분석

기술적 과제는 안전성 확보다. AI가 잘못된 판단으로 설비를 제어하면 원자재 훼손이나 생산라인 중단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 CTO는 "실제 물리 영역에서 실행할 때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지가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AI의 제어 명령을 실제 장비에 반영하기 전에 시뮬레이션과 유한요소해석(FEA) 등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그는 "실행하기 이전에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안전한 걸 확인한 뒤 실행 영역으로 넘어가는 장치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최 CTO는 원프레딕트 경쟁력 중 하나로 기계공학 지식과 머신러닝·딥러닝을 결합한 '그레이박스'를 꼽았다. 그레이박스는 설비의 물리적 작동 원리와 특성으로 초기 진단 성능을 확보하고, AI를 활용해 공장마다 다른 운전 조건과 복합적인 고장 징후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그는 "화이트박스와 블랙박스를 결합한 그레이박스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며 "정상 데이터만 있는 환경에서도 성능을 발휘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터용 예지보전 제품 '가디원 모터'의 경우 일정 규격에 맞는 설비라면 정상 상태 데이터 약 500세트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공장마다 필요한 데이터 수집·학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장 원인을 분석하고 조치 방안까지 제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최 CTO는 "현장에서는 AI가 고장 났다고 알려줘도 '뭘 고치라는 거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며 "저희는 고장의 원인을 판별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설명 가능한 AI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최재훈 원프레딕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원프레딕트]

제조 특화 AI로 도입 부담 낮춘다…중소기업 확산 기대

원프레딕트는 산업통상부 주관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MFM)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공장마다 데이터를 새로 수집하고 AI 모델을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다.

최 CTO는 "제조 현장의 데이터는 정상과 이상이 고르게 분포되지 않고, 공장마다 설비와 운전 조건도 다르다"며 제조 분야에 특화된 범용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제조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이 잘 나온다면 중견·중소기업이 긴 개발 기간과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간에 도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AI 확산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로는 제조 데이터 수집·정제 플랫폼 '싸이클론(cyclone)'을 제시했다. 싸이클론이 공장별로 다른 데이터를 AI 학습에 적합한 형태로 가공하고, 제조 특화 모델이 이를 해석하면 AI 플랫폼인 pdx가 생산·정비·품질 등 각 분야의 AI 의사결정과 실행을 연결하는 구조다.

최 CTO는 "AI 네이티브 팩토리가 되려면 예지보전과 품질, 에너지, 생산계획 등 서로 영향을 미치는 영역들을 한꺼번에 다룰 수 있는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AI 네이티브 팩토리 OS를 만들어내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제조 현장 숙련자의 경험을 AI에 반영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발전사에서 일하셨던 현장 전문가들을 채용해 암묵지를 형식지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며 "누군가가 오더라도 똑같은 성능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재훈 원프레딕트 CTO는?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전자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LG하우시스에서 사물인터넷(IoT) 개발 및 기술전략을 담당했다. SK매직 스마트홈·AIoT 개발팀장과 현대캐피탈 디지털서비스 개발총괄팀장을 거쳐 2024년 원프레딕트에 합류했다. 현재 산업용 AI 기술 개발과 제조 AI 플랫폼 고도화 등을 총괄하고 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