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노사 갈등'에도 유상증자 순항⋯흥행 변수는 우리사주

삼성바이오, '노사 갈등'에도 유상증자 순항⋯흥행 변수는 우리사주

5일께 확정 발행가 공시⋯9일부터 우리사주·구주주 청약
실권주 발생 시 12~13일 일반공모에 포함⋯30일 신주 상장
"노조 유상증자 반대에도 우리사주 배정 결정"⋯청약 관심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상증자가 노동조합의 반발에도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상증자에 어깃장을 놓았던 노조 측이 우리사주 물량 배분 기준을 의결하면서, 노사 갈등 속 우리사주 청약률이 흥행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일 2차 발행가를 산정한 뒤 5일께 확정 발행가를 공시한다. 이어 9일 우리사주조합, 9~10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실권주가 생기면 12~13일 일반공모를 거쳐 17일 납입, 30일 신주를 상장한다.

최대주주 삼성물산과 2대주주 삼성전자는 이사회에서 배정 물량 전량 청약을 이미 의결했다. 두 회사 몫은 전체 신주의 약 60%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영향권' 우리사주조합 이사회 유상증자 신주 배정 의결

유상증사 흥행 여부는 나머지 물량을 받는 우리사주조합과 소액주주의 청약 결과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변수는 우리사주조합이다. 노조위원장이 우리사주조합장을 겸직하고 있어서다. 노조는 지난달 초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회사가 예고한 유상증자 청약 일정을 보류 또는 재검토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노사 갈등으로 추가 파업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투자자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는 취지였다.

노조의 반발에도 우리사주 배정 절차는 차질 없이 진행됐다. 노조위원장이 의장을 맡은 우리사주조합 이사회는 지난달 20일 조합에 배정되는 물량을 조합원에게 배분하는 기준을 의결했다.

이는 회사가 같은 날 사내 공지를 통해 22일 오후 5시까지 배분 기준이 의결되지 않으면 우리사주 배정 물량 전체를 실권 처리해 일반공모로 넘기겠다고 알린 데 따른 것이다.

노조가 회사로서는 꼭 필요한 유상증자에 어깃장을 놓으면서도 정작 우리사주 배정 절차에는 협조했다는 의미다.

노사 갈등에도 이자지원에 15% 할인율⋯직원들 나설까

이제 관건은 직원들의 청약률이다. 배분 기준이 정해졌다고 직원들이 실제로 청약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가입자 수는 3689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약 75%에 해당한다.

우리사주가 대거 불참해도 최종 실권주는 공동대표주관사가 전량 인수하기 때문에 증자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직원들도 외면한 증자'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흥행 실패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주관사 인수 물량이 늘면 상장 후 매도 물량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상증자 흥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 청약은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세보다 할인된 가격에 신주를 살 수 있는 데다 이번에는 이자 지원도 시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임단협(임금·단체협상) 협상안의 하나로 우리사주 청약 직원을 위한 대출 이자 지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협상이 진척되지 않자 타결과 별개로 이를 먼저 시행하기로 했다. 1년간 이자 지원 규모는 최대 299억원(이자율 5% 가정 시 1인당 평균 52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은 1년간 이자 부담 없이 시세보다 싼 가격에 주식을 사서 보유할 수 있어 이득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당시 우리사주조합은 공모 과정에서 3038억여원을 들여 주식을 매수했다. 직원 1인당 평균 청약 금액은 2억2400만원이었다.

당시 전체 공모주식은 1654만1302주, 공모가는 13만6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사주 배정분(공모주식의 20%, 약 330만8000주) 중 약 223만주를 청약해 청약률은 60~70% 수준으로 추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상장 1년째인 2017년 11월 주가가 약 50만원대로 청약가보다 크게 올랐다. 우리사주는 통상 1년간 보호예수가 걸린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