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국내 철강업계와 정부·학계가 글로벌 공급과잉과 탄소규제, 인공지능(AI) 전환이라는 복합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 제품 확대와 생산성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기존 수요산업의 변화를 점검하는 한편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철강 수요를 찾고, AI 공정혁신과 수소환원제철 기술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한국철강협회는 3일 서울 포스코센터 서관 4층 아트홀에서 한국금속재료연구조합과 함께 'STEEL KOREA 2026'을 열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와 포스코경영연구원이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이경호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과 송현주 산업통상부 산업공급망정책관, 임지원 포스코경영연구원장, 민동준 연세대학교 명예특임교수, 최상현 한국강구조학회장 등 철강·수요업계와 정부, 학계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전환을 넘어 도약으로, 함께 여는 K-철강의 미래'다. 오전 세션 '대한민국 철강, 미래의 길을 묻다'에서는 기조강연과 전문가 토론을 통해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짚었다. 오후 '2027 철강, 도약의 해법을 찾다'에서는 전망·정책·기술 분야로 나눠 총 21건의 발표가 진행됐다.
이경호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철강산업이 직면한 현안을 개별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산업 전체의 흐름 속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관세 강화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중국·인도의 생산 확대, 저탄소 전환과 AI 도입이 서로 맞물린 만큼 통상·환경·기술을 아우르는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부회장은 행사장에서 진행된 공모전 수상작 전시와 상영이 철강산업의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송현주 정책관은 축사를 통해 철강산업이 국가 안보와 제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기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저탄소화,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M.AX)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업계와 지속해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기조강연을 맡은 임지원 원장은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와 철강산업의 전환'을 주제로 탈세계화와 탈탄소, AI 확산이 철강산업의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설명했다.
임 원장은 범용 철강재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성장산업의 수요에 맞는 고부가 제품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와 공정혁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제로 꼽았다.

이어진 이슈진단 '대전환기, K-철강의 미래 전략 프리뷰'에서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철강산업의 주요 위험 요인과 대응 순서를 논의했다.
민동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임지원 원장과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신명균 포스코 기술연구원 전무, 최재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조수정 고려대학교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기후와 연구개발(R&D), AI, 통상 관점에서 철강업계의 대응 과제를 짚었다.
오후 전망 트랙에서는 내년 국내외 철강 시황과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의 흐름을 살폈다.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가 새로운 철강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도 다뤘다.
정책 트랙에서는 주요국의 철강 통상정책과 제3국 우회수출 위험, 무역구제조치의 효과 등이 논의됐다. EU CBAM과 저탄소 철강 가이드라인, 산업용 전기요금, 친환경 제품 설계 규제 등 기후·환경 현안도 발표 주제에 포함됐다.
기술 트랙에서는 AI를 활용한 제철설비 고장 예측과 원료 공급망 최적화, 고위험 작업 자동화 사례가 소개됐다.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과 저탄소 공정·제품 개발 전략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철강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대규모 청정수소와 전력 확보, 설비 전환 비용 등이 상용화를 위한 과제로 꼽힌다.
한국철강협회는 앞으로도 수요업계와 정부, 학계, 연구기관이 산업 현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이어갈 방침이다. 통상 대응과 저탄소 전환, AI 활용을 개별 과제가 아닌 하나의 산업 경쟁력 전략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