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서둘러 정비하고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자산의 역할이 커진 만큼 국내에서 제도 정비로 경쟁력을 확보할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종인 디지털자산정책포럼 대표는 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코인 엑소더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토론회에서 "코인은 지금 에이전틱 인공지능(AI) 이코노믹에 있어서 핵심적인 인프라가 됐다"며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는데 우리나라는 법안 마련이 안 돼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광재·민병덕·박민규·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디지털자산정책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민병덕·이강일 의원과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상임부회장,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 등이 참석했다.
글로벌 시장, 파생상품 다양한 거래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의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금융상품이 다변화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개인 현물 거래에 집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법인 참여와 상품 공급도 제한돼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량은 줄고 해외로 나가는 비중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 해외로 유출된 자산은 700조원 규모로 추산했다. 지난해에는 약 5조원의 수수료 수익이 해외 비인가 거래소로 흘러간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수요를 국내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과제로는 법인 참여 로드맵 이행과 파생상품 제도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제시했다. 상장사와 전문투자자부터 법인 참여를 허용하고 일반법인으로 대상을 확대할 구체적인 요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파생상품은 적격 투자자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레버리지와 위험관리 기준을 갖춰 해외 수요를 국내로 흡수해야 한다고도 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발행·상환 기준과 결제·청산 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투자자와 기업이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선호하는 배경에 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 의원은 "시장 신뢰가 부족한 건 아닌지 우리 제도가 혁신을 따라가지 못하는 건 아닌지 묻고 답해야 한다"며 "투자자는 충분히 보호하고 기업은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도 입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제출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올해 가기 전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세 쟁점, 스테이킹·결손금 공제 등

안성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과세 인프라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과세 시행 전 점검할 쟁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안 교수는 "기존 유예 사유였던 법제도와 과세 인프라가 완비됐는지, 2020년 법 개정 이후 등장한 스테이킹 등 다양한 가상자산 거래를 현행 소득세법이 포괄할 수 있는지, 과세 형평성이 확보됐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과세 체계의 결손금 이월공제 문제도 지적했다. 가상자산 양도·대여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하면서 결손금 이월공제를 허용하지 않아 개인과 법인 간 과세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스테이킹 보상에 대한 과세 기준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현행 체계에서는 보상을 받을 때 대여소득으로 과세하고 매도할 때 양도차익으로 다시 과세한다. 특히 위탁 스테이킹은 보상 발생 시점과 개인에게 배분되는 시점이 달라 소득 귀속 시기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안 교수는 개인 계좌에 보상이 배분된 날을 소득 귀속 시기로 보고 당시 시가를 과세표준으로 삼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드포크로 받은 코인은 취득가액을 0원으로 산정해 매도 시 과세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과세를 면제하는 대신 매도 시점까지 과세를 이연하는 방식이다.
안 교수는 과세표준의 세부 산정 방법은 고시로 정할 수 있지만 과세 대상은 법률 사항인 만큼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본법 마련 후에 과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 의원은 "기본법도 안 만든 상황에서 과세를 하겠다는 것은 염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heehs@inews24.com)